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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핫 파이낸스)불안 커진 국내 면세점 시장…신용등급도 '먹구름'

"중국관광객 급감·업계 내 경쟁 심화로 등급하향 압력 높아"

2017-06-2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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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는 2017년 06월 19일 ( 13:14:50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국내 면세점 시장의 불확실성이 업계 신용등급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 특히 중국 관광객 급감에 따른 산업 경쟁력 저하는 앞서 신용평가사들의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부정적 등급전망을 받아 든 주요 면세점과 호텔업체의 불안심리를 키운다.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가 작년보다 1조~2조원 가량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불안요인이 반영된 결과다.
 
1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015년 초 AA+(안정적)로 평가했던 호텔롯데의 등급전망을 이달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같은 해 AA(긍정적)에서 5월 AA(안정적)로 등급전망이 변경됐던 호텔신라 회사채 신용등급은 지난달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신세계조선호텔의 신용등급도 2년 사이에 A+(안정적)에서 A(안정적)로 내려 앉았다.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호텔신라의 장기신용등급은 AA로 유지했으나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던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주요 면세점 업계 간 경쟁심화와 영업비용 상승으로 사업경쟁력에 대한 전반적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진단과 함께 추후 실적 반전이 없을 경우 등급 하향 압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기존 상위업체와 신규 사업자 간 치킨게임 양상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면세점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투자부담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현재보다 더 낮아질 것이란 점을 호텔신라 신용도 조정 배경으로 꼽았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관광 제한 조치에 따른 사업위험이 부각된 점이 시장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전월 대비 35%가 감소한 데 이어 4월에도 25% 감소세가 지속됐고 이에 따라 면세점 시장 규모도 각각 전월 대비 19%, 5%가 축소됐다.
 
지난 한 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약 12조원에 달한다. 올해 4월까지도 전년 동기 대비 시장 규모가 약 21% 확대됐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와 국산품 선호 등 우호적인 영업환경을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 기조를 유지, 2015년, 2016년에 각각 전년 대비 11%, 34% 고성장한 결과다. 이 과정에서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중국 관광객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각각 65%, 63%까지 상승했다.
 
그러던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가 올해 10조~11조원 수준까지 축소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중국 관광객 유입이 조기 정상화되지 못할 경우 주요 면세점 사업자의 매출 감소와 영업실적 저하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관광객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매출이 20~30% 감소할 경우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최대 2조원 정도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한 방한 중국 관광객의 급감은 궁극적으로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다만 국내 면세점 시장의 경우 정부 규제와 정책적 요인에 따라 영업환경이 좌우되는 정책리스크가 크게 확대됐으며 업체 간 경쟁 심화로 국내 면세점 업체들이 직면한 장기적인 부담 요인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면세점은 정부가 특허권을 보장하는 과점산업으로 높은 진입장벽이 사업안정성을 뒷받침해주던 시장이다. 하지만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신규 사업자 수 증가와 업체 간 경쟁 격화로 더 이상 안정적인 사업기반과 적정 수준의 이익 담보가 어려워졌다.
 
곽노경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기업평가4실장은 "호텔신라의 경우 최근 중국 단체관광객 감소와 이에 따른 업계 내 경쟁심화로 소폭 낮은 영업수익성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 EBIT창출규모는 1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상당 폭 감소했고 중단기적으로도 회사의 영업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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