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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우

이용섭 "무기계약직 전환도 OK"…노동계 "또 하나의 비정규직"

2017-06-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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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구태우기자]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고용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후 처우 개선 등 단계적으로 일자리의 질을 높여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 관련해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혼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일종의 가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 부위원장은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민주노총과의 정책간담회에서 "무기계약직은 정년이 보장되고 비정규직으로 있을 때보다 처우 또한 개선될 것"이라며 "언론은 처우가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하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무기계약직에 대한 언론과 노동계의 우려를 더는 데 주력함과 동시에, 정규직과의 형평성 문제와 기업들이 처한 여건 등을 고려할 때 무기계약직 전환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참석자들은 받아들였다.
 
무기계약직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노동자들로 고용형태 면에서는 정규직과 같다. 초·중·고교 급식조리사, 대형마트 판매·진열사원, 은행창구 직원 등이 대표적인 무기계약직이다. 이들은 계약기간이 없어 고용은 안정돼 있지만 임금·수당·승진 등 처우 면에서 정규직과 비교해 차별을 받아왔다. 지난해 6월 서울남부지법의 판결로 무기계약직도 차별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럼에도 무기계약직의 처우는 노사가 교섭을 통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게 중론이다.
 
이 부위원장은 이와 함께 "(간접고용 노동자를 원청이 설립한) 자회사가 고용할 경우 정년까지 고용이 보장되고 처우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육아휴직으로 인한 결원이 발생하거나, 계절에 따라 업무가 달라지는 경우에 한해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선인 민주일반연맹 공동위원장이 강하게 항의하는 등 민주노총은 즉각 반발했다. 최종진 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간담회 직후 기자와 만나 "무기계약직이 정규직이라는 개념을 납득할 수 없다"며 "무기계약직은 또 하나의 비정규직"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규직 전환의 필요성에는 일정 부분 공감하면서도 고용형태와 임금수준을 놓고는 난처함을 호소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를 시작으로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고용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기업들은 업종별로 처한 여건 등도 달라 정부의 가이드 제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기계약직 전환도 괜찮다는 이 부위원장 입장이 확인되면서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사진/뉴시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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