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박민호

가족같이 일하쟀지 누가 진짜 가족이랬나

2017-06-28 13:20

조회수 : 1,547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프랜차이즈의 덫



창업이 절정이다. 하지만 절반이상 폐업한다. 어쩌면 더 이상 폐업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가게가 생겨나고 없어지고 한국은 사라지는 닭만큼이나 새로 태어나고 없어지는 치킨집도 많다. 

 

4050사장님들은 죽을 맛이다. 수천만원 들여서 만든 가게가 폐업할때는 달랑 50만원 남는다고 한다. 노후는 커녕 당장 내일 먹고살 것이 걱정이다. 

 

반면 프랜차이즈는 피둥피둥 살이 쪄간다. 왜 가맹주점들은 굶는데 프랜차이즈는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할까? 경제민주화는 어디갔고 동반성장은 남의 나라 얘기인가?

 

창업을 할때 사장님들이 고민하는 것은 프랜차이즈를 할 것이냐 말것이냐다. 안정적인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면 브랜드도 멋지고 본사에서 지원해주는 것이 많다는 소문이다. 그래서 덥석 프랜차이즈를 문다. 반면 프랜차이즈에 크데 데었다며 홀로 자신만의 가게를 이끌어가는 힘겨운 가장들도 있다. 

 

하지만 파리바게뜨와 뚜레주르 같은 공룡들이 비좁은 골목까지 비집고 들어오는 와중에 빵집도 100년 정도는 되야 이름값을 그나마 유지할 수 있다. 사실상 창업은 벼랑끝으로 몰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프랜차이즈를 '덫'이라고 표현했을까? 지금부터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업계의 비밀 장부를 뜯어보고자 한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노니 프랜차이즈 영업사원 말빨 보다 숫자가 진리다. 

 

대한민국이든 세계의 어느 나라든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인한 수익을 인식하는 방법은 정해져 있다. 

 

치킨집을 예로 들어보자. 프랜차이즈 회장은 

 

1. 아주 싸게 본사로부터 부재료를 원가로 인도해준다고 말한다.

-->대박이다. 치킨 양념, 치킨무, 젓가락 등등 심지어 닭도 원가로 공급받는다. 홀로 가게 꾸리는 것보다 남는게 많다. 이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프랜차이즈를 한다.
 
2. 아주 싸게 본사로부터 설비로 인도받는다.

-->대박이다. 닭을 튀기는 가스레인지나 오븐, 싱크대, 의자, 책상 등등 식당에 들어가는 각종 설비도 싸게 공급받는다. 이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프랜차이즈를 한다. 프랜차이즈 영업사원이 천사로 보인다. 

 

3. 프랜차이즈도 먹고 살아야 하니 창업지원명목으로 돈을 받는다. 그리고 아주 조금의 운영지원 명목으로 돈을 받는다.

-->대박이다. 가맹점주만 먹고사는게 아니라 프랜차이즈 회사도 당연히 먹고살아야 한다. 이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주는 우리의 가족입니다"라고 말한다. 

 

1번과 2번은 분명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대박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장사 정말 열심히 해서 제2의 인생을 살고자 하는 꿈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연말에 정산을 해보면 금고가 비어있다. 이상하다. 열심히 살았는데 왜 생각보다 돈이 적지. 옆집가게가 파산했다. 왠지 나도 느낌이 이상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일종의 야바위인 것이다. 

 

예를 들면 2017년 프랜차이즈 업체는 가맹점주에 대해 창업지원명목으로 1,000,000만원을 받았다고 하자. 그리고 설비를 1,400,000만원 짜리를 1,200,000만원에 싸게 넘겨주었다고 하자. 그리고 부재료 등 본사가 일괄하여 구매하고 납품을 해주는데 납품가는 350,000원이며 원가로만 인도해줬다고 하자. 

마지막으로 같이 먹고 살자며 운영지원 명목으로 400,000만원을 받고 식당을 인테리어 해주고 배달도 해주고 여러가지 해준다고 하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되려면 이렇게 창업지원명목으로 돈을 내야 한다. 프랜차이즈는 설비를 손해보면서 깔아준다고 하고 재료도 영원히 원가로 거저 준다고 한다. 작은 운영비는 관리비라고 생각하면 가맹점주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프랜차이즈에 가입하는 조건으로 내는 '창업지원명목'인 1,000,000만원으로 설비값과 각종 이익을 미리 받아내는 구조이다. 

 

프랜차이즈는 1,000,000+400,000=1,400,000만원을 받고 설비에서 -200,000만 손해를 보기 때문에 실제로는 1,200,000만원을 뜯은 것이다. 이것을 고루고루 나누어 설비와 운영지원용역수익에 보탠다. 

 

결국 '가맹점주 네가 네 돈으로 설비도 사고 프랜차이즈에 돈도 더 상납하라'는 뜻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IFRS 적용원칙을 보면 

①운영지원용역수익은 적정이익에 미달시 창업지원용역 수수료의 일부를 이연하여 운영지원용역대가로 간주한다

②설비 등 제공수익은 적정이익 미달시 창업지원용역 수수료의 일부를 이연한 후 설비 등의 대가로 간주한다고 돼있다. 

 

실제 창업지원명목이라는 사실상 가입비를 통해 설비값과 부족한 용역수익을 돌려막기 한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이것은 내 주장이 아니라 IFRS에 나오는 프랜차이즈 수익인식법이다. 

 

그리고 프랜차이즈는 재료와 부재료 등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판매처를 하나 뚫어놓은 것과 같다. 원가로 공급받는다는 것은 정말 원가만 받는 것이다. 질은 따지지 않는다. 이것은 프랜차이즈 회장이 천사로 보이는 하나의 미끼인 셈이다. 실제 재료나 부재료가 구려도 불만을 제기할 수 없고 계속 거기서만 공급받아야 한다. 이미 싸인을 했기 때문이다. 

 

고객과 직원만 봉이 아니다. 가맹점주도 봉이다. 
 
  • 박민호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