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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현장에서)27년만에 주차구역 확대… '문콕'에서 자유로워 지길

2017-06-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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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2부 배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배성은기자]
최근 새 차를 구입한 이민정씨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아무리 반듯하게 주차해도 차에서 내릴 때 공간이 부족해 운전석 도어가 옆 차량과 부딪히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새차가 문콕을 당할까봐 걱정에 블랙박스를 장착하고도 마음이 편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주차된 차량 옆에서 문을 열 때 옆 차에 흠집을 내는 것을 의미하는 '문콕' 사고가 늘고 있다. 주차장 내 문 콕 사고 발생 건 수는 지난 2014년 약 2200건에서 2015년 약 2600건, 2016년 약 3400건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콕 사건이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일부 자동차회사들은 문콕을 방지하는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프랑스 자동차업체인 시트로엥은 'C4 칵투스' 모델 옆면과 앞뒤 범퍼에 스크래치와 다양한 외부 충격을 흡수해 차량을 보호하도록 하는 에어범프를 적용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문콕사건이 우리 주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우리나라 일반형 주차구획 기준은 1990년 소형차를 기준으로 삼아 가로 2.3m, 세로 5.0m로 정해진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27년만에 주차단위구획 협소문제에 따른 국민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주차단위구획 최소 크기 확대 등을 담은 '주차장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 오는 30일 입법예고 한다고 발표했다. 
 
그 폭을 10cm로 할지, 아니면 20cm 할지 고민 중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에는 20cm로 결정했다. 최근 차량의 덩치가 커지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20cm 확대가 가장 이상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차량 너비가 2m에 육박하는 대형차량도 등장하고 있어 이도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전체 승용차 판매 중에서 중대형·대형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 14.22%에서 지난해 20.46%로 약 6포인트 상승했다.
 
이로 인해 아파트 세대 당 약 240만원이, 일반 건물 주차장 공사비 증가액은 약 188만원/㎡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소 부담되는 비용이지만 주차불편 해소뿐만 아니라 주차시간 단축, 안전사고 예방, 주차갈등 완화 등 사회적 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 크기가 커질 때마다 주차공간을 키울 수도 없기 때문에 이번 20cm 확대는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27년만에 추진되는 사안인 만큼 하루빨리 시행돼 문콕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기를 바란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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