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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송영무 "방산비리는 이적행위…군내 개혁 저항세력 있다"

기밀유출·비리 세력 발본색원 의지…"개혁 넘어 국군을 새로 건설한다는 각오"

2017-06-2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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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28일 군 내부에 자신의 장관 취임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송 후보자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방부가 평소 자료제출을 잘 안 하는데 (이번에는) 홍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후보자가 장관 되는데 불편해 하거나 불안해하는 사람이 있다고 보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의 질의에 “약간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실제 송 후보자가 국방부 장관에 임명될 경우 군의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송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임명된 윤광웅 전 장관에 이어 13년 만에 임명되는 ‘비육사(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육방부’로 불릴 정도로 육군에 편중된 국방부 개혁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또 ‘국방개혁 2020’의 입안 실무자로,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을 거치며 지체된 군 슬림화와 현대화도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송 후보자는 ‘해군참모총장 때 강력한 개혁을 추진해 기득권 세력의 원성이 자자했다는 게 맞나’는 물음에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저의 개혁 의도에 동감은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 않냐는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들은 있었다”고 말했다.
 
야당은 송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용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송 후보자는 “이 청문회를 통해 저의 진실과 정직함을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면서 제기된 의혹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송 후보자가 해군 작전사령부 작전참모실 중령으로 근무하던 1991년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던 일이 논란이 됐다.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0.11%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나오면 일반인은 면허취소 뒤 기소된다”며 “송 후보자는 군에서 조치한 게 없고 경찰에서도 면허 취소를 안 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송 후보자는 “26년 전 젊은 시절에 한순간의 실수를 저는 지금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널리 양해를 바라고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렇지만 “진해경찰서에서 음주측정을 받았지만, 그 이후에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전혀 몰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익명의 제보를 근거로 “당시 헌병 대장인 동기 박모 중령과 후임인 김모 중령에게 부탁해 헌병에서 은폐했다”며 “또 경찰을 돈으로 매수해 (사건 관련 서류를) 손으로 찢어버렸다는 제보가 있다”고 재차 압박했다.
 
이에 송 후보자는 “음주 운전과 관련해 어떤 처벌도 통보받지 못했기에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무마하려는 그 어떤 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며 “91년 같은 부대에서 발생한 음주 운전 적발 건수가 33건이었는데 21건이 통보 후 종결된 바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당 백승주·정진석 의원 등은 송 후보자가 퇴임 후 법무법인 율촌과 방산업체 엘아이지(LIG) 넥스원에서 고액 자문료를 받은 것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송 후보자는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해외 방산 수출을 해야 한다고 믿었다”며 “해당 기업에서 관련 분야의 자문 요청이 와서 응했다”고 반박했다.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율촌 관계자는 “사내에 ‘국방공공팀’을 창설하면서 전문가가 필요했다. 여러 후보를 검토하다 송 후보자를 내부 협의를 통해 영입했다”면서 “후보자의 경력이나 전문성에 따라 자문료를 결정하는데 그 정도(월 3000만원)는 적절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LIG 관계자 역시 “상당한 액수의 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출이 있었는데, 후보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증언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퇴역장성이 국내에서 외산무기를 수입하는 로비스트가 아니라 국산무기의 해외 수출에 앞장섰다면 국익에 기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송 후보자가 1999년 제1연평해전 승리 주역이란 사실을 부각시키며 “6·25 이후 북한과의 전쟁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지휘관을 국방부 장관 적임자가 아니라는 데 모멸감을 느낀다”며 “제기된 의혹들을 검토해보니 과도하게 증폭된 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병기 의원도 송 후보자가 구한말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애국지사의 후예이며 본인 역시 국가유공자인 점을 언급하며 “어찌 보면 가장 큰 영웅에 대한 청문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야당이) 자격 미달이라고 판단해도 국가 미래를 위해 영웅에 대한 존중과 존경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송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지금 한반도 주변 안보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며 “이제 우리 군도 변해야 한다. 개혁의 차원을 넘어 새롭게 국군을 건설한다는 각오로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방산비리는 단순한 비리행위가 아니라 이적행위와 같다”며 “방산비리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취임 후 주요 목표로 ▲군복무 가치가 존중받는 병영문화 ▲승리할 수 있는 국군 ▲한미동맹의 굳건한 발전 ▲여군 인력의 확대 및 근무여건 개선 ▲첨단 방위산업 육성지원 ▲다양한 비군사적 위협 극복을 위한 포괄적 안보체계 구축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위원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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