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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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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은 왜 문준용 특혜 채용 의혹에 집착했을까

2017-06-30 14:23

조회수 : 1,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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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무리 문준용이 특혜 채용이라고 떠들어도 문재인 지지층이 흔들리겠나”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취재하는 동안 캠프 관계자들 사이에서 심심치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당시 안철수 캠프 관계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씨의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하루 평균 3~4번의 논평을 쏟아내며 공세에 나서고 있었다. 문준용씨의 취업 비리 의혹에 대한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기자실에 앉아있는 동안 ‘문준용’ 이름 석자를 대변인을 통해 수없이 들을 수 있었다. 대변인들의 문준용씨 관련 논평이 계속되면서 기자들도 기사의 중요도에 대한 감각이 상실되는 듯 했다.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사에서 보도된 의혹제기 기사나 제보 받은 것을 토대로 논평을 내놨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의혹 제기’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박지원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한 무게감은 일반 대변인과는 달랐다. 박 전 대표가 직접 당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하게 되면 그 발언에 집중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선대위회의에서 박 전 대표의 문준용씨 관련 발언은 끊이지 않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문모닝이 '문재인+굿모닝'이지만 대선 기간동안 문모닝은 '문준용+굿모닝'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문준용씨 관련 의혹에 대해 국민의당 지도부의 파상공세는 상당했다.
 
그렇다면 당시 국민의당은 왜 이렇게 문준용씨 채용 의혹에 집착했을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전국민이 입학과 취업 비리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시기인 만큼 당시 문재인 후보를 '박근혜=문재인'화 시키려는 게 국민의당의 전략이었을까.
 
당시 당 내부 관계자들은 문준용씨 관련 의혹을 아무리 제기해도 문 대통령의 지지층이 쉽게 와해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데는 대부분 동의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층은 2012년 대선 때부터 견고하게 쌓여왔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대선 경쟁에서 패배한 후, 일반 의원 신분으로 의정활동을 했고,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로 사실상 지난 총선을 이끌었다. 문 대통령이 이러한 정치적 과정 속에서 희노애락을 겪으며 그의 지지층들도 단단해졌다.
 
국민의당은 문준용 의혹 제기 속에서 결정적인 한방을 노렸던 것 같다. 지난 5월5일 조작된 제보를 밝히기 전에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결정적 증거가 있다. 확인 중”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기자들에게 “문준용 관련 제보 없느냐”는 말도 공공연히 나왔다.
 
결국 국민의당의 결정적 한방은 지난달 5일 발표된 기자회견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조작된 내용이었다. 조작된 내용을 공개해서 선거를 치렀음에도 대선에서 패배했다. 사실상 국민의당의 대선 전략이 틀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 대통령을 향한 네거티브 공세가 아닌 다른 전략이 필요했다.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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