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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향

영드 <블랙미러>가 그리는 지옥같은 미래

2017-07-13 14:02

조회수 : 1,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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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드라마 <블랙미러>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과학 기술의 발전이 초래하는 디스토피아적 사건들을 그린 SF TV 시리즈입니다. 게임TV리뷰, 뉴스 리뷰를 하고 시사 코미디에도 출연하는 풍자 코미디언 찰리 브루커가 제작했습니다.


만약 기술이 마약이나 마찬가지이고 사용되기도 마약 같이 사용되고 있다면 그에 따른 부작용은 무엇인가? 불안함과 즐거움 사이의 모호한 존재가 바로 블랙 미러다. 타이틀에 나오는 검은 거울은 모두 벽과 책상에 있고 모든 사람의 손바닥에 있다. 차갑고 번쩍거리는 텔레비전 화면, 모니터, 스마트폰이 바로 검은 거울이다.” - 가디언 지에 실린 찰리 브루커의 인터뷰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에 비해 인간의 본능과 윤리의식은 그대로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블랙미러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을 몇 가지 소개해보겠습니다.


 


SNS의 극단적 폐해


시즌3 1화에서는 모든 사람들을 5점 만점의 평점으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세계가 등장합니다. 스마트 렌즈를 통해 눈앞에 있는 사람이 어떤 평점을 받고 있는지 바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레이시는 4.2점으로 괜찮은 평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4.5이상으로 올리고 싶어 합니다. 평점에 따라 받는 대우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5점에 가까울수록 VIP급 할인율과 고급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점이라는 것은 현실 사회의 평판과 비슷해서 쉽게 올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우연이든 고의든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했을 때 상대는 거침없이 2점을 날려 주인공의 평점을 갉아버립니다. 억지로 웃고, 억지로 칭찬하고, 가식적인 친절을 베풀던 주인공의 평점이 소수점으로 떨어질 때까지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2. 미디어의 극단적 폐해


시즌1 2화의 세계는 4단계의 계급사회입니다. 하위부터 청소 노동자, 자전거를 굴려 동력을 만드는 노동자, 오디션을 통해 스타가 된 노동자, 노동자를 군림하는 미디어로 이루어졌습니다. 노동자들의 방은 좁디 좁습니다. 4면이 스크린으로 둘러싸여 일과가 끝나면 TV를 보며 시간을 보냅니다. 보기 싫은 광고를 스킵하려면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 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HOT SHOT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입니다. 우승만 하면 자전거를 더 이상 굴리지 않아도 되고 큰 창문이 있는 곳에서 살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노래를 잘하는 여자친구 대신 전 재산을 참가비로 내고 오디션에 출전시킵니다. 노래보다 얼굴이 마음에 들었던 심사위원은 가수가 아닌 포르노 배우를 권합니다. 다시 자전거 페달을 돌리는 시절로 돌아가기 싫었던 그녀는 포르노 배우가 되고 주인공은 좁은 방안에서 여자친구가 나오는 포르노 광고를 스킵도 못하고 봐야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리고 결심합니다. HOT SHOT에 본인이 나가 사회 시스템을 비판하고 자살할 계획을 세웁니다.


 


3. 인공지능 기술의 극단적 폐해


 


시즌2 1화는 사고로 남편을 잃고 슬픔에 빠진 주인공 마사에게 친구가 한 서비스를 소개해주면서 시작됩니다. 죽은 사람의 SNS, 동영상, 음성 등을 분석해서 하나의 인공지능으로 만들어 대화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서비스입니다. 남편을 꼭 닮은 인공지능 로봇의 등장에 마사는 진심으로 기뻐하고 위로받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가는 다양한 변수에 진짜 남편처럼 행동하지 못하는 로봇을 보고 마사는 실망하게 됩니다. 급기야 자살을 시도하는 마사를 말리지도 잡지도 않는 로봇의 모습에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합니다. 로봇이 죽은 남편을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도 버리고 남편이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도 인정하기로 한 것입니다. 남편을 꼭 닮은 인공지능 로봇을 다락방에 가두는 것으로 이 에피소드는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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