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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업 심층분석)카카오게임즈, 상장 내년으로 미룬 이유는

음양사·검은사막 등 대형 후속작 실적 반영…모기업 카카오와의 관계는 숙제

2017-07-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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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는 2017년 07월 17일 ( 16:41:44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지연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상장 목표 시기를 내년으로 정했다고 밝혔지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국내외 대작 게임 실적을 반영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한 기업들의 실적 부진 만회와 카카오 본사의 게임 부문 이관 등 아직 내부적으로 풀어야할 문제가 많은 점도 상장 지연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 게임사업 총괄 부사장 겸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지난달 13일 '음양사 for Kakao'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상장 목표는 내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며 "가장 좋은 가치를 받을 수 있을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IB업계의 예상보다 1년여 늦은 것이다. 당초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유력 증권사에 기업공개(IPO)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예상대로라면 올해 상반기에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밸류에이션 산정을 추진했어야 했다.
 
이 같은 카카오게임즈의 상장 연기에 대해 IB업계에서는 여러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오는 8월에 출시하는 '음양사 for kakao' 등 대형 게임의 높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외에서 최근 출시하거나 출시가 예정된 대형 게임의 실적이 정확히 반영되는 내년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양사는 전세계 2억 다운로드를 기록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게임이다. 이 게임은 중국과 대만, 홍콩 게임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는 전세계 게임매출 1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북미와 유럽에 출시된 검은사막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게임은 현재 유료 가입자 100만명, 최고 동시 접속자 10만명 등을 기록하며 서구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검은사막의 추가 버전인 스팀의 경우 지난 5월에 출시됐다. 이 버전의 매출은 2분기 실적부터 반영됐다.
 
검은사막은 펄어비스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지난해 3월부터 북미와 유럽에 출시한 게임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엔진 합병 전인 3월 프리오더(선구매) 등 효과로 약 14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매출을 합치면 지난해 총 800억~900억원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카카오게임 매출 중 단일게임으로 가장 큰 비중이다.
 
이 관계자는 "검은사막의 성과로 앞서 부진한 실적을 보이던 카카오게임즈는 해외 매출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는 프랜즈팝콘 등 국내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등장하는 캐주얼게임도 구글 플레이 매출 14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어, 기업가치 평가에서 높은 평가 항목인 안정성을 보이고 있는 점도 향후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몇년간 집중적으로 투자한 기업들의 실적도 높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게임사에 총 477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들 게임사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가 투자하거나 인수한 기업 중 지니랩스, 슈퍼노바일레븐, 피플러그 등 8곳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손실이 큰 자회사는 슈퍼노바일레븐으로 매출액 17억원에 당기순손실 31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슈퍼노바일레븐에 대해 회수가능가액이 장부가액에 현저하게 미달된다고 판단하고 44억4300만원을 영업권에 대한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기타무형자산을 합치면 전체 손상차손은 총 44억6200만원에 달한다.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한 게임사들이 단기간에 실적 향상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내년 이후에는 투자한 이들 기업 중 실적이 향상된 곳이 나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모회사인 카카오와의 지분 문제도 핵심 이슈로 꼽히고 있다. 옛 다음과 카카오는 지난 2014년 합병 당시 모두 게임 자회사와 게임 부문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 합병한 모회사 카카오는 2015년 외부 게임사 엔진을 인수했다. 이어 지난해 자회사 다음게임을 엔진에 합병시키면서 카카오게임즈가 탄생했다. 문제는 현재도 여전히 카카오 본사에 게임부문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카카오게임즈에 게임부문을 이관하는 데 본사와 계열사 간에 의견차이가 빚어질 수 있다.
 
카카오가 연속된 분할로 인해 작아지는 와중에서 게임부문을 자회사에 넘기는 것에 내부 잡음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올해만 해도 카카오페이(2300억원)와 카카오모빌리티(5000억원) 등의 회사를 분사시켰다"며 "갈수록 본사의 규모가 줄어드는데에 본사와 카카오게임즈간 이견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카카오 본사는 카카오게임즈의 지분 69.4%를 보유하고 있지만 상장 후 지분률이 하락하면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궁훈 카카오 게임사업 총괄 부사장 겸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지난 6월13일 진행된 '음양사 for Kakao'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게임즈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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