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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LIVE다이어리)죽어버린 밴드의 시대…칵스, 강렬한 빨강으로 관객 물들이다

"힙합보다 알려지기 힘든 록 음악 알려져야"…새 EP 'RED' 내고 본격 활동

2017-07-21 18:02

조회수 : 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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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안녕하세요. 칵스입니다. 뭐야 월드컵이야? 나랑 빨간 커플티 입은 사람 몇명 보여! (어떤 관객은 ‘악!’하고 소리를 지른다.) 와, 소리 잘 지른다! (웃음 터지는 객석) 신곡 먼저 들려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20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클럽FF에서 열린 ‘플레이 라우드 로우 라이브(Play loud raw live)’. 전날 발매된 EP 앨범 ‘RED’의 ‘#lol’, ‘부르튼’을 끝낸 보컬 이현송은 자신들을 보기 위해 기다린 팬들을 위해 시원한 멘트부터 던졌다. 이에 질 세라 더 시원하고 우렁차게 반응하는 관객들, 장내는 웃음바다가 된다.

“앨범 내고 첫 공연을 FF에서 하게 돼서 정말 기념비적이라 생각하고요. 여러분 오늘 너무 더운데 기다리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희가 보상해 드릴 테니까 정말 신나게 놀다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내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놀아요. Okay? 렛츠꼬!”

그리고는 이내 내달린다. ‘술래잡기’에서 ‘T.O.R.I’, ‘A fool moon night’, ‘take on me’까지. 곡 중간중간의 인터미션까지 SHAUN(키보드·F.X 담당)의 연주들로 빈틈없이 가득찼다. 일렉음 전주로 다음 곡을 미리 유추해보는 재미도 있다. 라이브에서만 맛볼 수 있는 묘미다.

‘take on me’가 끝나자 다시 관객들과의 흥미진진한 대화의 시간이 이어진다. “제 친구는 그러던데요. ‘너네 노래 중에 Take on me가 제일 좋더라.’ 그런데 사실 이 곡은 A-ha의 곡입니다. (관객들 웃음) 그래서 그만큼 명곡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에 나온 타이틀곡 ‘부르튼’은 벌써 정말 많은 사랑받는 것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잠깐 쉰 다음엔 다시 내지르고 달린다. “워어~어어!” ‘XXOK’가 나오자 모두 해적단들 같이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City Without a star’, ‘Over and over’ 등이 연이어 연주됐고 관객들은 방방 뛰면서 가사들을 따라 불렀다.

‘12:00’를 상징하는 ‘째각째각’ 소리가 나올 무렵이었다. 갑자기 이현송이 “잠깐만!”을 외친다. “12시는 조금 더 깔끔하게 들리고 싶어서요. 다시 한번 갈게요. (박수치는 관객들) 기다리시는 동안 얘기를 하자면요. 사실 요즘 우리는 밴드가 많이 죽은 세상에서 살고 있잖아요. 어쩔 수 없다는 건 압니다. 음악에도 유행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공연장에 찾아 와주신 여러분들이 한 마음으로 한 소리를 만들 듯 주변에 좋은 록 음악들도 널리 널리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플레이 라우드' 같은 활동들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해피로봇레코드 소속인 칵스는 올해 3월부터 같은 소속사 밴드인 솔루션스, 라이프앤타임과 함께 ‘플레이 라우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세 팀은 최근 록이 주목받지 못하는 현상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밴드음악은 공연장에서 듣는 것처럼 반드시 크게 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공연, 캠페인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구체적인 향후 계획에 대한 이야기도 건넸다. 우선 9월10일 이번 새 앨범에 담긴 신곡들을 선보이는 정식 단독 공연을 개최한다. 각종 페스티벌에도 출연하고 연말에는 이번 앨범과 색채적인 면에서 차별점을 둔 ‘BLACK’ 앨범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날 공연은 주로 지난 2010~2011년 초창기 때 나온 곡들로 채워졌다. ‘얼음땡’, ‘Fire Fox’, ‘Refuse’, ‘jump to the light’, ‘Oriental Girl’, ‘Trouble maker’ 등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한시간 반 가량의 공연이 끝난 후 막은 내렸지만 공연장의 모두는 여전히 흥을 가라 앉히질 못했다. ‘부르튼’의 맛깔난 전주가 다시금 울려퍼지자 관객들은 일제히 방방 뛰며 춤을 췄고 멤버들은 무대에서 내려오기 전까지 생목으로 열창했다. 빨간 티셔츠를 입은 이현송과 빨간 조명, ‘The KOXX’라고 적힌 빨간 슬로건들이 하나가 됐다. 저녁 10시가 넘은 시간에도 FF 전체가 끝까지 '강렬한 빨강'으로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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