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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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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입니다.
(현장에서)누가 왜 '이효성'을 흔드나

2017-07-26 07:00

조회수 : 4,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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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이 25일 무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자유한국당 소속 위원들의 반대로 이날까지였던 보고서 채택시한을 넘겨버렸다. 야당은 진작 이 후보자의 사퇴를 주장했었다. 전날인 24일에는 전·현직 언론인과 학자들로 이뤄진 바른언론연대와 미래미디어포럼, KBS·MBC의 일부 노조 등 10개 단체가 "이효성 후보자의 심각한 언론관을 규탄하며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에 반대한다"면서 사퇴를 주장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야당과 일부 단체가 이 후보자에 제기한 도덕성 의혹과 학자로서의 정치적 편향성은 청문회 당시 본인도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이들이 이 후보자의 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그가 정말 방통위원장직을 수행 못할 정도로 무능하고 부적격하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이 후보자를 흔듦으로써 새 정부의 언론개혁에 어깃장을 놓겠다는 속셈이다. 이들의 과거 행보가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
 
한국당은 과거 여당이던 이명박·박근혜정부 시절 종합편성채널 허가와 방송계 낙하산 인사, 방송장악 등을 추진하며 언론 적폐를 만들었다. 당시 MBC와 YTN을 중심으로 해고자가 속출했고 탄압을 받아 한직으로 내쳐진 언론인도 다수다. 특혜시비 등 숱한 논란 속에 출범한 종편도 선정성과 불공정 보도 논란을 낳았다. 한국당의 본 모습은 지난 19일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재현됐다. 박대출 한국당 의원은 "이명박정부에서의 광우병 보도가 정상이냐, 비정상이냐"고 추궁해 빈축을 샀고,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농단 사태를 보도한 언론을 "쓰레기"라고 규정했다.
 
이 후보자를 비토한 바른언론연대 역시 이 단체 관계자가 국정농단 사태 당시 "우익애국적 시각과 논조만이 진실과 상식에 부합, 우익애국세력을 존중하는 것이 조·중·동이 살길"이라고 말한 이력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호의적인 보도에는 '문비어천가'로 몰아붙였다. 미래미디어포럼도 "최순실 보도는 실체가 없다"며 당시의 보도들을 '좀비 보도'로 비판했다. MBC공정방송노동조합은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MBC 개혁을 시사하자 "공영방송 장악음모를 규탄한다"고 반발했고, KBS공영노동조합은 최근 "KBS의 문재인 정권 홍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참교육 어머니 전국모임 등을 비롯한 나머지 단체들 역시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동성애 반대 등을 외치며 극우 색채를 보여줬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세 사람만 우기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이다. 지금 '이효성'을 흔드는 손들이 있다. 이 후보자의 부적격을 빌미로 정부의 언론개혁 의지를 꺾겠다며 삼인성호 하고 있다. 하지만 세 사람이 없던 호랑이를 만들어 한 두명을 속일 수는 있어도 그게 진실인지, 누가 무슨 속셈으로 거짓을 말하는지 국민은 처음부터 다 안다. 
 
최병호 산업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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