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한고은

한은 "고령화로 주택가격 급락 가능성 낮아"

일본과 여건 상 많은 차이…주택공급 방식 등도 달라

2017-07-26 12:00

조회수 : 1,08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우리나라의 고령화 진전, 주택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고령화에 따른 주택매입 수요 감소 충격은 일본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6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 경제연구: 인구고령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인구고령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주택수요 증가세는 중장기적 측면에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부터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65세 이상)에 대거 진입하는 상황에서 공적연금, 저축 등을 통한 노후 생계비 마련이 충분하지 않은 고령가구가 주택 처분이나 주택연금(역모기지) 가입 등을 통한 소득 보전에 나서고, 40세 미만 청년가구에서는 취업난에 따른 가구형성 지연과 가구수 감소 등으로 이전세대에 비해 주택면적을 줄이고 자가 수요도 약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증분석 결과 인구고령화 진전에 따른 총량 측면의 중장기 주택수요는 2016~2035년중 누적 기준 약 29.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간 증가율은 2016~2020년중 1.7%에서 2031~2035년중 0.8%로 점차 둔화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주택가격의 급격한 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주요국의 주택가격은 일률적인 방향성을 보이고 있지 않다"며 일본 주택시장과의 비교 결과를 제시했다. 
 
일본은 1990년대 초 부동산 가격 버블 붕괴 이후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하락 전환하고, 베이비붐 세대(단카이 세대)의 은퇴 등으로 주택매매가격이 장기 하락세를 보였다.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하락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2016년까지 일본의 주택가격 누적 하락률은 약 53%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올해를 기점으로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자산가격 상승률, 주택공급방식 등 여건이 달라 주택가격에 미치는 충격은 비교적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의 경우 부동산 버블이 형성될 당시였던 1986~1990년 기간 중 6개 대도시의 주택지가 상승률이 연평균 22.1%에 달했으나, 우리나라의 자산가격 상승률은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되기 직전인 2010~2016년 기간 중 우리나라 5대 광역시의 연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전년동기대비 기준)은 7.38%다.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택지공급 조절,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 정부의 정책적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버블 붕괴 이후 자가 착공, 임대주택 공급 증가로 주택공급량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일본과 달리 대규모 택지개발에서 재건축 등 기존 주거지 정비사업 위주로 공급 방식이 변하고 있는 점도 주택가격의 급격한 변동 가능성을 줄이는 요인이다. 단독주택 비중이 높은 일본에 비해 거래에 용이한 아파트 거주 비중이 높은 점도 주택 거래량을 뒷받침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는 이 밖에 중소형 주택,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 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약1000만가구(전체 가구 수 대비 53.3%) 수준인 1~2인 가구는, 2030년 약1400만가구(65.5%)로 늘어날 전망이다. 1~2인 가구의 증가는 주거면적 측면에서 중소형 주택(85㎡ 이하) 선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는 젊은 세대의 선호가 높고, 고령층에서도 자산 유동화 측면에서 처분과 임대에 용이하다는 점에서 선호가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월세 중심의 임대차 시장 구조도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세대의 자가 비중이 하락하고, 50대 이상 가구에서 노후소득 확보를 위한 주택임대 유인이 높기 때문이다.
 
중장기 주택수요 추정. 자료/한국은행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 한고은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