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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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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전당대회 막전막후)수포로 돌아간 천정배의 계획

2017-08-1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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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로 국민의당 전당대회가 정치권에서 화제다. 지난 5월 대선 패배로 백의종군할 것으로 예상했던 안 전 대표가 직접 당대표 경선에 뛰어들면서 국민의당의 취재 열기도 모처럼 뜨거워진 분위기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 전 대표의 출마를 예상하지 못했다. 역대 대선에서 패배했던 후보들 모두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안에 정계복귀를 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대선 패배 이후 2개월만에 복귀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예외로 하고 말이다.
 
안 전 대표가 출마하기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동영 대 천정배의 대결 구도를 예상했다. 이 구도에 김한길 전 대표나 문병호 전 최고위원의 출마 여부가 이번 선거에서 변수로 작용할만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출마를 강행하면서 국민의당 전당대회 구도는 크게 양자대결 구도에서 3자구도로 바뀌었다.
 
안 전 대표의 출마가 결정되기 전까지 정동영 의원과 천정배 전 대표 진영 간의 수싸움은 치열하게 전개됐다. 정 의원 진영은 천 전 대표의 출마를 미리 예상하고 안 전 대표의 대리인이 누가 나올지 여부에 대해 고심했다. 안 전 대표 측에서 나올 인물로 문병호 전 최고위원을 예상했고 문 전 최고위원의 출마를 막기 위해 여러 차례 만나며 설득에 나섰다. 그래서 세간에는 문 전 최고위원이 정 의원에게 돌아섰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정 의원 쪽에서 주목했던 또다른 곳은 박지원 전 대표다. 박 전 대표의 의중이 어디있느냐에 주목했다. 당시 박 전 대표는 천 전 대표를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 전 대표 쪽에서는 안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하기 전 안 전 대표에게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안 전 대표와 각을 세우는 발언은 최대한 자제했고, 바른정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시사하면서 안 전 대표가 원하는 방향의 발언을 앞세우기 시작했다. 친안(안철수)계로 분류되는 박선숙 의원의 지지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당권 도전에 나서자 천 전 대표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안 전 대표를 향해 “구태 중의 구태정치로, 누울 자리, 누워서는 안 될 자리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몰상식, 몰염치의 극치”라고 강력 비판했다. “‘불통’이고 ‘아집’이고 ‘독선’이다‘”, 심지어 “갑질의 정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천 전 대표로서는 안 전 대표의 출마가 아쉬울 수 있다. 천 전 대표의 원래 계획이라면 이른바 친안계와 친박(박지원)계 의원들을 포섭하면서 전북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정 의원에게 대적할 수 있다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출마로 이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당내 한 관계자는 “안 전 대표의 출마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은 천 전 대표”라며 “현재 천 전 대표의 지역구 여론이 좋지 않아 다음 총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천 전 대표로서는 이번 전당대회에 모든 것을 걸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열리는 국민의당 전당대회까지 2주가 넘는 시간이 남았다. 후보등록일이 11일까지 계속되는 가운데 천 전 대표는 아직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다. 안 전 대표와 정 의원은 10일 오전에 후보 등록을 모두 마쳤다. 천 전 대표가 정 의원과의 단일화를 염두에 후보 등록을 미루는 것은 아닌지 앞으로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의당 천정배 전 대표.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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