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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논란…'계란 대란' 우려

의도적인지 인지하지 못했는지 조사 중…유통 경로 추적해도 빵·초콜릿 2차 오염 불가피

2017-08-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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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국내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계란 대란'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올 초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를 겪으며 계란 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제 안전성까지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 됐다.
 
15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가들이 의도적으로 일으킨 일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일어난 일인지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계란은 빵이나 마요네즈 등 가공식품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어 2차 피해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슈퍼마켓 등 유통업계는 15일 전국 모든 점포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했다.
 
경기도 남양주 소재 1개 농가와 경기도 광주 소재 1개 농가에서 살충제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성분이 검출된데 따른 조치다. 농식품부는 이날 0시를 기해 사흘간 전국 모든 농장의 게란 출하를 중지시켰으며산란계 3000마리 이상의 모든 상업농장을 대상으로 한 전수검사도 진행 중이다.
 
피프로닐은 가축의 벼룩과 진드기를 없애는데 이용되는 살충제로 벨기에와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살충제 달걀 파문을 불러온 성분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농협하나로마트 등 대형마트와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롯데슈퍼 등 주요 슈퍼마켓 체인은 소비자 안심 차원에서 정부 검사가 완료될 때까지 계란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농식품부의 검사와 함께 자체조사도 진행 중"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달걀부터 순차적으로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업계는 계란을 사용한 도시락 등의 판매까지 일제히 중단했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은 생란과 가공란, 계란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간편식 전 제품에 대한 판매와 발주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편의점업계는 지난 10일부터는 살충제 달걀 우려가 큰 벨기에산 와플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쿠팡과 위메프 등 주요 온라인쇼핑 업체들도 생란과 구운계란, 과자류 등 계란 관련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문제는 이번 살충제 계란 공포가 계란에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있다. 계란은 빵과 과자, 초콜릿, 마요네즈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만큼 2차 오염의 가능성이 커 전반적인 식품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살충제 계란 파동이 발생한 유럽에서는 이미 2차 오염이 현실로 드러났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에 이어 피프로닐 오염 계란이 나온 오스트리아에서는 빵과 마요네즈 등 달걀이 들어간 제품을 무작위로 분석한 결과 4개 중 1개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됐다.
 
오스트리아 식품안전청은 검출돈 피프로닐 양은 최대 ㎏당 0.1㎎으로 유럽연합 기준치인 0.72㎎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피프로닐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간, 갑상샘, 신장을 손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은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 피프로닐은 단기간 복용할 경우에도 구토, 설사, 어지럼증 등을 야기한다.
 
이번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계란 가격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초 사상 최악의 AI가 발생하면서 계란 가격은 치솟을 대로 치솟았다. aT에 따르면 30개들이 계란 1판의 소매가격은 평균 7500원 선을 기록하고 있다. 올 초 1판에 1만원 안팎을 기록하던 것 보다는 값이 내렸지만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41%나 비싼 가격이다.
 
계란 출하가 사흘간 중단되고 정부 조사 이후 공급 물량이 추가적으로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지만 당분간은 수요 감소폭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살충제 달걀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상당해 소비가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대전보건환경연구원에서 한 연구원이 산란계 농장의 계란을 수거해 피프로닐 잔류농약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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