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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대우건설·대림 CEO, 잇단 불명예 하차

김한기 사장, 경영관리 책임…박창민 사장, '국정농단' 연루설

2017-08-16 06:00

조회수 : 8,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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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민 대우건설(047040) 사장과 김한기 대림산업(000210) 사장이 잇따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과 대림산업 모두 올해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달성한 데다 이들의 임기가 많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중도 하차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박 사장의 경우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낙하산 논란에 결국 사퇴했고, 김 사장은 국내 주택사업부문의 하자민원 논란이 불거지면서 스스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문책성 인사라는 게 업계 평가다.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은 지난 14일 돌연 대표이사직을 사퇴했다. 취임한 지 1년 만이다. 박 사장은 지난해 8월 사장 선임 과정에서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정치권과 노동조합으로부터 사퇴압박을 받아왔다.
  
실제로 특검 조사를 통해 최순실이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에게 문자 메시지로 “대우건설 사장으로 박창민 사장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한 내용이 공개됐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역시 지난해 7월경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들을 직접 만나 회유하고 압박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지난해 8월8일 진행된 박 사장 선임을 위한 대우건설 이사회에서 지홍기 사외이사는 회의 중간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박간 사외이사도 일관되게 박 사장 선임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내부갈등이 격화됐다. 이후 대우건설 노조는 금융감독원과 감사원에 감사청구 등을 끊임없이 제기하면서 산업은행과 박 사장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며 압박해왔다. 
 
지난 9일 홍순관 건설기업노조 위원장은 “당시 사장추천위원회 6명 중 산업은행 출신 3명을 제외하고, 3명은 반대의사를 확실히 했는데, 당시 관련 인사들을 만나 증언을 확보할 계획”이라면서 박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대우건설 매각 주관사로 BOA메릴린치, 미래에셋대우 등을 선정했고, 내달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모든 매각 절차를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CEO 리스크’ 탓에 대우건설 매각이 지연되거나 불발될 경우 산업은행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내 주택시장과 해외 플랜트 경기에 대한 불투명성이 확대되면서 가파르게 실적개선을 이룬 지금이 적기라는 평가다. 
 
앞서 지난 10일 김한기 대림산업 사장 역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건강 등 일신상의 이유라고 밝혔지만, 최근 분양한 아파트에 하자가 도를 넘어 발생하면서 이미지 실추와 관리부재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그러면서 기존 4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이해욱 부회장, 김재율 사장, 강영국 부사장 등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대림산업의 올해 2분기 매출은 3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1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1%, 5% 상승했다. 지난해 3월 임명된 김 사장은 국내 주택사업부문을 맡아 뛰어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지만, 남은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게 됐다. 
 
김 전 사장의 인사에 관여할 수 있는 건 그룹 내 이해욱 부회장이 유일하다. 최근 주택사업부문에서 하자 문제가 연이어 터지면서 고객 신뢰도가 떨어졌고,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이 대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경질성 인사다. 
 
특히 경기도 광주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은 입주를 앞두고 지난달 입주점검을 했다. 이 과정에서 하자에 대한 민원이 빗발쳤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e편한세상 브랜드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품고 있는데, 최근 경기도 광주 등 입주를 앞둔 아파트에 대한 민원이 잇따르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면서 “김 사장이 중도하차 하는 결정적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건설사들이 지난 3~4년간 분양물량을 쏟아내면서 건설 자재, 장비, 인력난이 심화됐고, 공기가 늦춰지거나 불량률이 높아져 하청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과 김한기 대림산업 사장. 사진/뉴시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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