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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해나

삼성전자 TV, 20% 점유율 붕괴 위기

올해 TV 판매량 4400만대 전망…믿었던 QLED까지 부진

2017-08-20 16:26

조회수 : 8,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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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TV시장 점유율 20% 수성에 일대 위기를 맞았다. 올해 TV 생산량이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대작이었던 QLED 판매성적이 예상치를 밑돌았던 점도 실적 저하를 부채질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2012년부터 지켜왔던 20% 점유율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올해 TV 시장규모를 수량 기준 2억2730만대로 예측했다. 삼성전자가 20%대의 점유율을 유지하려면 4500만대 이상을 출하해야 한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은 부정적이다. 시장조사기관과 증권가 리포트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TV 판매량은 4200만~4400만대에 머물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연간 약 4800만대의 TV를 판매했던 것을 감안하면 8~12% 정도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1000만대, 2분기 900만대 등 상반기에 1900만대의 TV를 판매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2000만대가 넘는 TV를 팔았다.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삼성전자는 2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3분기 TV 판매량은 한 자릿수 초반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보다 5%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최대 950만대다. 올 4분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1580만대)과 비슷하다고 해도 연간 TV 판매량은 4450만대를 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20% 점유율에 위기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위기감을 반영하듯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추정한 글로벌 TV시장 점유율을 낮췄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추정한 올 상반기 글로벌 TV시장 점유율(수량 기준)은 20.5%로 1분기 보고서에서 예상한 점유율 21.4%보다 0.9%포인트 줄어들었다.
 
삼성전자 TV의 부진은 LCD 패널 물량 확보의 어려움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8월 샤프를 인수한 대만 폭스콘은 그해 말 삼성전자에 LCD 패널 공급 중단을 통보했다. 매년 샤프로부터 공급받았던 약 400만대의 패널이 부족해졌다. 삼성전자에 LCD 패널을 공급했던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생산라인을 OLED로 전환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내놓은 프리미엄 라인업 QLED가 기대보다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대만 시장조사기관인 위츠뷰는 “삼성전자는 올해 QLED TV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확보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은 미온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도 “상반기에 QLED TV를 출시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TV 실적은 하반기 LG디스플레이로부터의 LCD 패널 확보와 4분기 블랙프라이데이 등 성수기를 겨냥한 마케팅에 달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LCD 패널 공급을 하면서 어느 정도는 보완이 가능할 것 같다”면서도 “TV 성수기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점유율 수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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