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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데뷔 25주년 맞아 'LP' 판매하는 서태지

2017-08-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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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코드판에서만 느껴지는 '만족감'이 있다. 서가에서 앨범 커버를 꼼꼼히 살피며 턴테이블의 바늘을 정성스레 내려놓는 행위, LP 표면을 긁는 듯한 음이 스피커로 흘러나오기 직전 1초의 침묵, 이 모든 과정에는 우리의 손과 발, 눈, 귀가 동시에 동원된다. 그리고 물성 그 자체를 물리적으로 터치하는 과정에서 우린 그 순간 느낄 수 있는 짜릿함, 즐거움을 만난다. 아이튠즈의 플레이 버튼 따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25주년을 맞아 2500장의 LP판을 찍어내는 이번 서태지의 행보를 응원한다. 분명 기념을 위한 '상징'의 의미도 있었을테지만 기저엔 자신의 '진짜' 음악을 사랑해주는 리스너들을 위한 애정이 담겼을 것이다. 그들이 '온몸'으로 즐기고 체감할 수 있도록 그런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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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가 데뷔 25주년을 맞아 자신의 대표곡들을 모은 기념 LP를 발매한다.


28일 서태지컴퍼니에 따르면 이번 LP는 2500장 한정 제작돼 오는 9월2일 공식 판매될 예정이다. 1996년 발표한 ‘굿바이 베스트 앨범’(Goodbye Best Album) 이후 서태지의 첫 베스트 앨범으로 CD로는 제작되지 않는다.

'난 알아요’, ‘환상속의 그대’, ‘하여가’, ‘교실이데아’, ‘컴백홈’ 등 아이들 시절의 음악과 ‘인터넷전쟁’, ‘로보트’, ‘모아이’, ‘크리스말로윈’, ‘소격동’ 등 솔로 이후의 수록곡까지 총 20곡이 LP 2장에 나눠 담긴다. 1집부터 7집에서 두 곡씩, 8집과 9집에서 세 곡씩을 엄선했다.


25주년 기념으로 제작되는 만큼 음악 외적인 요소도 공을 많이 들였다. LP에는 앨범과 대표적인 공연을 연대기순으로 정리한 48 페이지의 로그북과 9장의 정규 앨범에 대한 서태지의 코멘트가 포함돼 있다.

소속사 측은 “9장의 정규 앨범과 대형 공연 등 그의 25년 음악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로그북 형태로 구성했다”며 “키워드를 통해 그의 음악과 문화적 의미, 사회적 변화 등의 함의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코멘트에는 데뷔 앨범을 만들었던 순간의 소회나 팬들에 대한 견고한 믿음을 갖고 만든 3집의 의미, 9집을 만들 당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등 각 앨범별로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직접 적었다”고 소개했다.

이번 LP의 명칭은 최근 그가 후배들과 진행하고 있는 리메이크 프로젝트와 동명인 ‘타임:트래블러’(Time:Traveler)다. 다음달 2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25주년 기념 공연에서 동시에 공개된다.

서태지 측은 “이번 LP는 바이닐 레코드 특유의 따뜻한 아날로그 사운드를 구현해 디지털 음원 시대에 느끼기 어려운 색다른 음악적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LP 시대를 살았던 팬들에게는 문화적 향수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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