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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도 구글화…깊어지는 빅스비의 고민

2017-09-0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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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미래 IT의 두뇌 경쟁이 촉발 됐다. 안드로이드폰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한 구글은 그 속에 삼성, LG, 화웨이 등 제조사들의 치열한 다툼을 내려다보고 있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사물인터넷(IoT) 기기 시장에서도 비슷한 독점 구도를 완성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OS(운영체제)보다 AI(인공지능)의 파급력이 훨씬 더 클 것을 고려하면 제조사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IFA 2017에서 장외 구글이 웃었다. 수많은 기기들이 구글 AI 비서 어시스턴트와 손잡았다. 삼성 계열사 하만을 비롯해 소니, 파나소닉, 앵커, 몹보이 등 어시스턴트 내장 신제품을 공개한 곳도 많았다. 부스의 안내원이 구글 AI 스피커에 ‘버락 오바마(전 미국 대통령)의 나이는’ 하고 묻자 ‘57세’라고 음성으로 답했다. 이어 ‘부인의 나이는’ 하고 짧게 물었더니 ‘54세’라는 정답이 나왔다. 미쉘 오바마라고 이름을 거론할 필요 없이 질문을 이해했다. 하루에도 수십 번 검색기능을 찾을 필요 없이 앞으로는 간단한 질문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어시스턴트는 지능이 탁월해 장내 반응도 호평 일색이었다. 삼성 AI 비서 빅스비의 경우 질문하면 네이버 검색 결과를 문자로 보여주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보의 저장고인 클라우드도 아마존에서 빌려 쓴다. 업계 관계자는 “알렉사, 코타나 등 AI 중에 어시스턴트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며 “훨씬 많은 스마트홈 기능을 구현하고 질의응답 수준도 광범위하다”고 말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폰 시장 점유율이 90%에 육박한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안드로이드폰은 세계 시장의 87.7%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애플 IOS가 12.1%다. 이처럼 막강한 사용자 데이터는 보이스 비서 경쟁에서 무기가 된다. AI는 데이터로 학습하는 ‘딥 러닝’이 주류가 되고 있다. 데이터가 많은 구글의 승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제조사들은 모바일을 넘어 가전도 구글 틀에 묶일까 두려움이 짙다. 삼성과 LG는 구글, 아마존 등 외부 AI를 받아들이면서도 독자적 AI 생태계 확장에 힘쓰고 있다. IFA에서 만난 도영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무는 “퀵드라이브(드럼세탁기)가 빨래 코스를 안내해 주고 패밀리허브(냉장고)는 레시피를 설명한다”며 “제품에 최적화된 AI 기능을 아주 세밀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자체 개발 AI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빅스비는 오픈형 전략으로 타사 제품도 연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전쟁의 승자로 구글을 점치는 전망은 벌써부터 심심찮게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더 넥스트 웹은 모든 인류가 AI 비서를 사용하는 2021년, 어시스턴트 비중이 23.3%로 1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기관은 빅스비에 대한 시선도 긍정적이다. 어시스턴트에 이어 2위(14.5%)로 점쳤다. 삼성의 각종 기기 판매량에 비례해 점유율도 오를 것이란 관점이다.
 
하지만 AI가 구매 선택을 좌우하는 시장이 오면 삼성이 1위가 아닌 빅스비를 고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기계 성능이 상향평준화 될수록 선택권은 좁아진다. 삼성이 2012년 5월에 내놓은 S보이스도 갤럭시폰에서 구글나우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삼성은 제품군이 다양하다. 모바일 외에도 AI 비서가 폭넓은 디바이스에 쓰이면 삼성의 호환·연동성이 차별화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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