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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찬

프리미엄 전쟁터 된 밥솥

내수시장 한계·사드 여파 속 돌파구 찾기 안간힘

2017-09-2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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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밥솥시장이 프리미엄 전쟁터가 됐다. 업계 선두 주자인 쿠쿠전자와 쿠첸은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침체에 빠진 밥솥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른 내수시장,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 등 국내외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고급화 전략으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쿠쿠전자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쿠쿠전자 IH 압력밥솥 중 프리미엄 밥솥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돌파해 55%를 기록했다. IH 밥솥 구매 고객 2명 중 1명 이상은 프리미엄 제품을 선택한 셈이다. 프리미엄 밥솥 매출 비중은 지난해 1월 30% 초반에 머물렀으나 연말에는 38%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2월 42%를 넘기며 지속 상승했다. 쿠쿠전자는 프리미엄 밥솥 비중을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IH밥솥은 통가열 방식으로 밥솥 아랫부분만 가열되는 일반 열판밥솥과 차별화된다. 쿠쿠전자 프리미엄 밥솥은 기본 IH 밭솥에 위생 강화 풀스테인리스 내솥·커버, 초고압인 2기압 기술 등을 적용한 고급 제품군으로 60만원 이상이다. 쿠쿠전자는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밥솥이 차지하는 비중이 69.4%였지만 올 2분기에는 그 비율이 59.2%까지 떨어졌는데,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 전략으로 매출 증대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내수 매출을 보면 프리미엄 제품군의 한 축을 이루는 IH밥솥의 매출 비중이 두드러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쿠쿠전자 IH밥솥은 국내시장에서 1321억의 매출을 기록한 반면 열판 압력밭솥은 417억원이다. 지난해 국내시장 IH밥솥 매출은 2945억원, 열판 압력밥솥은 942억원이다. 쿠쿠전자 수출실적은 IH밥솥, 열판 압력밥솥이 비슷한 규모이지만 국내시장에서는 IH밥솥 비중이 압도적인 것이다.
 
쿠첸은 최근 적외선(IR·Infrared rays) 센서를 적용한 IR밥솥 라인업을 대거 공개하며 밥솥 프리미엄 전쟁에 불을 붙였다. 쿠첸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간판 품목인 밥솥시장에서 또 다른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아 밥솥으로 승부를 거는 모습이다. IR밥솥은 기존 쿠첸의 최고급 제품군인 IH밥솥을 넘어서는 70만원대에 이르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돌솥밥·가마솥밥 구현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쿠첸은 기존 IH, 열판 등 밥솥시장을 레드오션으로 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IR밥솥 시장에 사활을 걸었다. 쿠첸은 IH밥솥의 올 상반기 매출이 5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했고, 열판압력밥솥 매출은 226억원으로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0.2% 줄며 고전했다.
 
쿠첸은 쿠쿠전자와 달리 내수·수출 모두 고가의 제품군이 실적을 이끌고 있다. IR밥솥 시장을 최근 개척해 매출실적이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기존 최고급 제품군인 쿠첸 IH밥솥은 올 상반기 국내시장 544억원, 수출 2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열판압력밥솥은 내수 222억원, 수출 3억원이다. 특히 러시아 시장에 수출하는 제품은 모두 프리미엄이다. 이곳은 국내 시장 가격의 두 배 이상으로 가격이 만들어져 있다. 쿠첸은 2020년 밥솥매출만으로 3000억원, 이 중 IR밥솥으로 1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밥솥업계는 시장의 성장성이 한계에 와 있고, 사드 등으로 내수경기가 위축된 상황”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쿠첸과 쿠쿠전자가 돌파구를 찾으려고 차별화 전략을 쓰고 있다. ‘시장을 내가 이끌어간다’는 프리미엄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서울 삼성동 쿠첸 본사에서 모델이 말복을 맞아 IR미작으로 만드는 여름 보양식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쿠첸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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