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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항섭

(상장사 실적 레벨업)③4차 산업혁명 대비가 이끈 IT업종 업그레이드

글로벌 기업 선행투자 확대 결과…중국기업 스마트폰 개발 본격화 영향도

2017-10-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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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의 실적 업그레이드를 이끈 배경에는 4차 산업혁명이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선행투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만들어냈고, 상장사의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또 중국 기업들의 스마트폰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수요와 단가 모두 상승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실적 편중으로 인해 주가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고, 올해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내년에는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4차 산업혁명 선점을 위한 'IT 붐업'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반도체·장비(290.7%)다.
 
반도체의 급격한 성장 배경에는 글로벌 기업들의 D램 수요 확대가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된 작년부터 선행투자를 진행했다.
구글은 ‘알파고’, ‘구글 어시스던트’ 등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하면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DB)를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를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 7월 영국 런던에 데이터센터를 추가하며 총 10곳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게 됐다. 또 유럽의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에 추가 데이터센터를 구축·확장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웹서비스를 위해 이미 작년부터 대규모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아마존은 작년 1월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개설했을 뿐 아니라, 전세계에 자체적인 물류센터·데이터센터를 늘려가고 있다. 현재까지 설립된 데이터센터는 총 257곳이다. 애플도 미국 아이오와주에 추가적인 데이터센터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3개의 데이터센터 개설하며 AI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최근 1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설을 결정하며 이같은 추세에 따라가고 있다.
 
이로 인해 서버용 D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반도체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3.3% 증가한 98억8000만달러(약 11조)로 나타났다. 또 작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의 서버용 D램 시장 점유율은 도합 75% 수준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생산 확대도 모바일용 D램의 수요와 단가를 올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홍콩 포함)에 대한 수출액은 99억7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8% 증가했다.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수출이 감소했지만 반도체 수출이 79.2% 급증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지나친 반도체 편중은 우려”
 
반도체의 실적 성장세 주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너무 한쪽으로 편중된 현상은 우려해야하다고 입을 모았다. 향후 반도체의 판매 사이클이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며 내년에 기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주가 양극화 현상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작년부터 수출이 살아나고 있지만, 반도체의 기여도가 너무나도 큰 상황”이라며 “수출 호조였던 2014년의 수준을 넘어선 것은 반도체가 유일무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 대형주 중심의 수출이 회복되면 중소형주로 이어지는데, 올해는 이러한 현상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면서 “반도체는 속단하기 어려운 새로운 성격의 사이클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아울러 조 센터장은 “지금은 서버용 D램이나 SSD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확대 시기이기 떄문에 과거와 같은 맥락으로 반도체를 평가하면 안된다”면서 “현재의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향후 어떻게 변화될지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내년 실적이 올해만큼은 좋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상승률을 비롯해 내년 반도체의 실적이 올해만큼 호실적을 기록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잘못하면 이익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센터장은 이어 “이는 곧 내년 전체 실적이 안 좋거나, 올해보다 크게 오르지 않을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한다”면서 “대형에서 중소형으로 흐르는 우리나라 기업 구조 특성상 이 이상 실적이 높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김경훈 SK증권 연구원은 주가 양극화 현상을 지적했다. 그는 “영업이익과 실적이 너무 한쪽에 몰리는 현상으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가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반도체가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는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실적 성장 배경에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반도체 수출 증가라고 분석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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