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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철

(토마토칼럼)성장률 3%에 얽매일 필요없다

2017-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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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순철 기자]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3% 달성을 일찍부터 자신하고 있었다. 지난 8월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2018년도 예산안 설명을 위한 언론사 경제부장단과의 간담회에서 3%대 성장을 장담했다.여기에 최근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 (IMF)이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3%로 상향 조정한 것도 정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이번 IMF의 발표는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한국의 성장률 상향이유를 보면 ‘수박 겉 핥기’식이다. “글로벌 무역 및 중국의 수입 수요 회복을 반영했다”는 것이 전부다. IMF는 홍콩(2.4→3.5%), 대만(1.7→2.0%), 싱가포르(2.2→2.5%) 등 다른 아시아신흥 3개국의 전망치도 함께 올렸는데 이유는 똑같았다. 하지만 IMF의 논거는 홍콩, 대만, 싱가포르는 몰라도 한국의 경우는 맞지 않다. 중국은 미군의 한국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이후 경제보복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다른 나라들로부터의 수입은 늘리고 있지만 한국산은 유독 외면하고 있다. 최근 무역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7월 까지 중국의 주요 20대 소비재 수입 실적을 집계한 결과 자동차, 휴대폰 등 한국제품은 수입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과의 사드 배치 영향은 올 성장률을 0.4%포인트 하락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월 전망(0.3%포인트 하락)보다 부정적 효과가 커졌다.
 
더욱 큰 문제는 수출 증가 등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0.6%로, 1분기의 1.1% 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경제성장에 기여했던 건설과 설비 투자도 부진한 모습이다. 건설투자증가율은 1분기 6.8%에서 2분기에 0.3%로 급락했다. 8월 건설기성액 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7%로 7월(17.5%)보다 하락했으며,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액과 자본재수입액 증가율도 최근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현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지난 4월을 정점으로 하락 추세에 있다. 4월 101.0p, 5월 100.8p, 6월 100.7p 7월 100.7p, 8월 100.8p 였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3% 성장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는 출범한지 겨우 6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전 정부의 경제정책에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등으로 바꾸는 경제패러다임의 대전환도 아직 걸음마 단계다.
 
소득주도-혁신성장이 우리 경제의 양 날개 역할을 해서 본격적인 성장을 해나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 어쩌면 문재인정부가 끝날 때 까지 정착되지 않을 수도 있다.
 
지난 2000년 대 이후 우리나라는 성장률이 평균 1%포인트씩 떨어졌는데,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성장이 내수로 연결되는 이른바 ‘낙수효과’가 제대로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 개발시대의 재벌과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가 시대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까지 고착화돼 있다.
 
한국이 마지막으로 3% 성장을 달성한 해는 2014년이다. 이후 정부에서는 3% 성장을 자신했지만 모두 2% 후반대에 머물렀다. 그 만큼 성장률 3% 대로 다시 점프하기 위해서는 우리경제의 구조를 튼튼히 다지는 것이 우선이다.
 
권순철 정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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