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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선택과 집중에 '현금사냥'

현중·한진·SK·CJ·두산, 처한 상황 달라도 대응책은 동일

2017-11-26 16:57

조회수 : 6,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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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재계가 자산매각 또는 주식처분을 통한 현금 사냥에 나섰다. 그룹별로 재무사정이 악화된 탓도 있지만 지배구조 개편과 4차산업 대응, 승계 시점과 맞물린 지분 승계 의도까지 더해져 매매가 활기를 띤다.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마친 현대중공업은 자산 운용이 과감해졌다.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적기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23일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상장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오는 28일 같은 일정을 갖고 있다. 양사는 곧바로 무상증자를 진행해 각각 내달 6일과 11일 추가 신주를 상장한다. 조달된 자금은 사업투자 용도다. 현대일렉트릭은 불가리아 등 법인 구축과 신사업 투자에, 현대건설기계는 중국과 인도 법인 구축 등에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부사장도 이번 신주 취득에 참여했다. 기존 지분(0%)에서 변동이 없을 정도로 취득 수준은 미미하지만 지분 승계 진도가 전무했던 상황에서 향후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정 부사장이 이들 주력사의 지분을 계속해서 늘리거나, 늘린 주식을 바탕으로 지주사와의 합병 내지 주식 스왑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아산나눔재단도 증자에 참여했다. 증자로 인해 지분율이 희석될 것을 방어하는 수준이다. 주주들은 무상증자를 통해 신주 취득 자금의 일부를 보전받을 수 있다. 무상증자 재원은 유상증자 후 늘어난 주식발행초과금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보금을 줄여 유보금 과세 정책에 대응하는 효과도 있다. 다만, 재단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 용도로 재단 자금이 쓰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익재단이 경영권 방어 목적에 활용되는 것을 문제 삼아, 내달 그룹 재단 전수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정 이사장은 2011년 현대중공업 주식 1700억원어치를 아산나눔재단에 출연하는 등 재산 일부를 재단으로 이동시켰다. 재계는 후계들이 상속세를 부담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재단을 통한 증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유니컨버스를 흡수합병해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제거한 한진은 진에어 상장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에 몰두하고 있다. 한진칼은 진에어 주식 900만주에 대한 구주매출로 최저 2412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주식양도 예정일자는 내달 4일이다. SK는 SK엔카닷컴 지분 전량(50.01%)을 호주 카세일즈홀딩스에 매각한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매각가는 2050억원이다. 주식처분 예정일은 내년 1월25일이다. SK엔카 직영도 한앤컴퍼니에 매각해 추가 현금을 확보한다. SK는 중고차 사업에서 철수하며 신사업 실탄을 마련했다. 이들 지주사는 정부가 내년까지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제를 추진하는 등 지배구조 이슈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재현 회장의 복귀 후 물류, 유통, 문화사업 등의 투자를 늘리고 있는 CJ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약사업에서 손을 뗀다. CJ헬스케어 매각을 위해 내달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매출 타격이 예상되는 두산은 두산엔진과 두산밥캣 포터블파워 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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