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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연

한국은행 금리인상 우려에 채권형 펀드 자금 이탈

석 달간 1조2141억원 순유출…"변동성 확대 구간, 장기물 투자 유의해야"

2017-11-2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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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환경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분간 채권형 펀드에서 환매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석 달 간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 1조2141억원이 빠져나갔다. 6개월 누적으로 1조2267억원이 순유입된 데 비하면 최근 환매금액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로 1조5394억원, 국내 인덱스펀드로 4331억원이 유입된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소수의견이 나오자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시장금리가 급등했고, 이에 채권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며 펀드 환매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금리 가운데서도 단기금리의 상승폭이 컸던 만큼 단기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중심으로 환매가 이뤄졌다. 국내 채권형 펀드 중 '한화단기국공채증권투자신탁(채권)'에서만 5988억원이 빠져나갔고, '하나UBS파워e단기채증권자투자신탁[채권]'(-1449억원), '한국투자e단기채증권투자신탁(채권)(모)'(-1202억원), 'GB단기채증권투자신탁 1[채권]'(-579억원) 등 가장 큰 폭으로 설정액이 줄어든 5개 펀드 가운데 4개가 단기채권펀드였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인상이 한 번으로 그칠 가능성은 적기 때문에 채권형 펀드에 대한 투자심리가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새벽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불확실성 확대 요인으로 평가하면서도 금융시장 변동성이 적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리 수준은 분명한 회복세에 접어든 경기 흐름과 비교해 지나치게 낮다"면서 "경기 회복 속도에 걸맞는 금리 조정이 필요한 시점으로, 한은이 추가 인상 신호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금통위를 하루 앞두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금리인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지만,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간 데 이어 원·달러 환율도 여전히 최저점에 머물고 있어 시장이 북한 이슈에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고점에 이른 단기물에 비해 장기물은 상승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서 연구원은 "국공채 3년물은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적지만, 10년물은 여기에 못 미치고 있다"면서 "현재 40bp 내외의 장단기 금리차는 경기 둔화 우려가 있을 당시 수준이어서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기금과 보험사쪽 장기물 수요 덕분에 채권 가격이 견고하게 유지됐지만 기관들이 장기물을 포함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나면 다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장기물 투자를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최근 석 달 간 채권형 펀드에서 1조2267억원이 순유출됐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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