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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신세계-롯데, '저녁이 있는 삶' 앞장…새 모델 제시

신세계, 대기업 최초 '주35시간 근로'…롯데, 'PC·모바일 오프' 도입

2017-1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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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유통업계 맞수 신세계(004170)와 롯데가 임직원들의 근로환경 개선과 휴식을 보장하는 제도 구축에 나서며 이른바 '저녁이 있는 삶'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주 35시간 근로 도입'을 선언했고, 롯데는 근무시간 외 'PC오프'와 '카톡금지' 도입을 전면에 내세웠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대기업 최초로 주 35시간 근로를 내년부터 전격 도입한다. 이에 따라 이마트(139480)의 폐점시간도 1시간 단축돼 기존 밤 12시까지 운영하던 이마트 매장 대부분은 11시까지 운영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점포별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될 수는 있지만, 주 35시간 근로 도입이 되는만큼 기본적으로 폐점시간은 1시간가량 앞 당겨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지만 상당수 점포가 밤 11시까지로 바뀔 예정"이러고 덧붙였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근무시간 조정 및 폐점시간 조정 등의 방식으로 '주 35시간 근무' 도입에 맞출 방침이다. 주 35시간 근로제가 시행될 경우 신세계 임직원은 하루 7시간만 근무한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일상이 시작되는 셈이다. 업무 특성에 따라 8시 출근 후 4시 퇴근, 10시 출근 후 6시 퇴근 등 유연하게 적용되며 점포의 경우 근무스케줄을 조정해 전 직원의 근로시간이 일괄되게 1시간씩 단축된다.
 
업계에선 이번 신세계 근로시간 단축이 임금하락이 없는 제도 도입이라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신세계가 선제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에 나선만큼 동종업계는 물론 다른 대기업까지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금까지 국내 대다수 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임금 하락 이슈에 대한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아 도입에 난색을 표했었기 때문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근로시간 단축은 2년 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장시간 근로 문화를 개선해 임직원들에게 '휴식 있는 삶'과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공하고 선진 근로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롯데도 임직원들이 근무시간 외 업무에서 해방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업무시간 후 'PC오프' 제도를 롯데 전 계열사에 적용하고, '카톡금지'를 포함한 '모바일오프'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지난 5일 롯데 부여리조트에서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이경묵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내·외부위원, 현장 직원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업문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롯데에 따르면 현재 백화점, 카드, 홈쇼핑 등 19개에서 운영 중인 'PC오프' 제도를 전 계열사에 내년부터 일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PC오프제는 퇴근시간 30분 이후 및 휴무일에 회사 컴퓨터가 자동으로 종료되는 제도다. 연장 근무 필요시 반드시 부서장의 결재가 있어야 한다.
 
롯데는 PC오프제 확대와 함께 초과근로에 대해 임금 대신 휴가로 보상하는 '근로시간 저축 휴가제', 업무시간 외 모바일을 이용한 업무지시 금지를 골자로 하는 '모바일 오프' 제도도 내년 중 계열사별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기업문화의 변화는 하루 이틀 안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과 모든 구성원의 노력이 함께 수반돼야 이뤄낼 수 있다"며 "기업문화 변화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의지를 갖고, 구성원 모두와 함께해 나가는 풍토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왼쪽)과 롯데백화점 본점 야경. 사진/각 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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