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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항섭

(비트코인 제도권 진입)"혹여 가격 떨어질라"…개인들, 선물거래에 '우려'

선물시장 첫날 호황 불구…공매도·하락배팅 가능성 높아

2017-12-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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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비트코인의 선물거래 첫날인 11일(한국시간),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의 거래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여전하다.
 
11일 오후 3시 기준으로 비트코인 2018년 1월물 선물가격은 시초가에서 2540달러(16.43%) 오른 1만80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계약은 1월물 2324건, 2월물 7건, 3월물 24건이 각각 체결됐다.
 
비트코인의 제도권 편입을 두고 여러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데뷔 첫날 긍정적인 흐름으로 평가된다. 일부 미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은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펀더멘털에 의문을 제기했고, 변동성이 높다는 점도 문제삼아 왔다.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등은 당분간 선물거래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며, 선물 거래 중개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가격 상승흐름과 대규모 거래 체결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개미)들 사이에서는 가격 하락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로 ‘공매도(Short)’와 ‘하락 배팅(Short Position)’이 가능한 기관투자자들의 참여 때문이다.
 
개인과 달리 기관은 하락배팅과 공매도에 대한 접근이 쉽다. 이로 인해 대형 투자은행들과 헤지펀드들이 공매도 대상으로 비트코인 선물을 집중 공략할 경우,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의 대표적인 요인이다.
 
비트코인은 아직 펀더멘털이 형성되지 않아 변동성이 극히 높다. 이로 인해 공매도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켓워치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기관투자자들의 대규모 ‘숏(공매도)’이 비트코인 시세를 급락시켜 시장을 급랭시킬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개인투자자는 “글로벌 금융투자기업들은 지난 1992년에도 영국에서 1조달러 환투기 매도를 통해 대규모 시세 차익을 낸 바 있다”면서 “기관이 비트코인의 가치를 '버블'이라고 평가하면, 숏 포지션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으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비트코인의 가격을 주도하는 세력은 일부 '고래(whale)'들이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 공매도가 큰 영향을 끼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고래는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초창기 투자자와 채굴자를 뜻하는 단어다. 블룸버그는 지난 10일 비트코인의 가격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단 1000명의 고래들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이 전체 비트코인의 40%를 보유하고 있고, 증권과 달리 개인간의 거래가 가능해 담합도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초창기 선물시장의 비트코인 가격이 향후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토마스 리 펀드스탯 글로벌어드바이저 연구원은 “공매도는 헤지펀드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가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비트코인의 진정한 가격을 발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11일(한국시간) 시카고 옵션 거래소(CBOE)에서 비트코인 선물거래가 시작됐다. 사진은 홍콩에서 비트코인 환전기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뉴시스·AP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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