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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중 대 현중…유증 대결 승자는?

증자 일정은 현중이 유리, 예측 가능성은 삼중 우세…업황은 '공통분모'

2018-01-1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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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나란히 유상증자에 나섰다. 시장에 같은 조선주 매물이 쏟아지는 점은 양사 모두에 부담이다. 일단 삼성중공업보다 증자 일정이 빠른 현대중공업이 수요를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주가 메리트를 비롯해 여러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최종 승자는 예측 불가다.
 
임시주총을 거치는 삼성중공업이 현대중공업보다 출발선이 늦다. 5월 초 증자 완료가 목표인 삼성중공업에 비해 현대중공업은 3월27일을 신주 상장 예정일로 잡았다. IB업계 관계자는 11일 “삼성중공업은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주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현대중공업도 현대로보틱스 등이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라 긍정적”이라며 "관건은 업황에 대한 시장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중공업은 삼성그룹 프리미엄이 있고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로 현금이 유입될 가능성 등이 메리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의 기회요인은 조달된 자금으로 기업가치 증대가 가능한지 여부다. 올해 실적은 현대중공업이 매출 7조9866억원의 전망치를 내놨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매출 5조1000억원에 2400억원의 영업적자를 예측했다. ‘커밍아웃’ 부담이 있지만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정보 공개로 시장 신뢰도를 높인 측면이 있다. 실제 손실이 충당금을 밑돌 경우 의외의 흑자도 기대할 수 있다.
 
조선업계 실적의 큰 변수는 저가 리스크다. 고객에게 제시한 선가보다 실제로 제품을 만들 때 소요되는 금액이 크면 고스란히 손실을 보게 된다. 최근 후판 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원가 상승이 적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삼성중공업에 비해 수주잔고가 많은 현대중공업에 부담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자로 조달할 자금 사용처는 삼성중공업이 차입금 상환 목적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과 R&D 투자 목적이라고 했다. 성장 투자에 자금이 쓰여 회사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R&D 자금을 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있다. 증자 목표액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기업은 이자비용 없이 유상증자로 자금을 수혈하지만, 주주는 증자에 참여해 추가부담을 지거나 참여를 포기해 지분율이 떨어지는 기회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조선업의 중요한 실적 지표는 선수금이다. 선주문을 통해 받는 계약금으로, 많을수록 좋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삼성중공업의 선수금은 1164억원으로, 전년말 3115억원에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은 4214억원에서 4059억원으로 감소폭이 작았다.
 
매출채권은 조선업에 악영향이 크다. 회수불능액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경기 위축으로 선조 계약시 헤비테일 방식이 확산되면서 매출채권이 커졌다. 헤비테일은 계약 당시 전체 선가의 10% 정도만 받고 나머지를 건조 완료와 함께 받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악화시킨다. 삼성중공업의 매출채권은 지난해 3분기 말 2446억원이었다. 현대중공업은 3조2720억원이나 된다.
 
전반적 업황이 회복세인 점은 양사 모두에 긍정적이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보다 78.3% 증가했다. 환경 관련 국제 규정 강화로 선박 해체가 빠르게 늘고 있고,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해상 물동량 증가도 기대요인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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