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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우

범현대, 임단협 미타결에 속앓이

저조한 실적에 임단협 여파까지…현대차그룹 제조계열사 절반 이상 '미타결'

2018-01-1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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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범현대가 주축인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노사 갈등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조 계열사 8곳과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하고 새해로 과제를 넘겼다. 통상임금 소송에 임단협 갈등까지 노사 문제가 범현대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다이모스 등 현대차 계열사 7곳은 16일 임단협 집중교섭에 들어갔다. 이날 새벽 현대차가 가까스로 2017년 임단협을 타결, 계열사 노사도 임단협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창사 이래 최초로 임단협이 해를 넘겨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었다. 현대차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의 임단협이 끝나 한시름 놓은 분위기다. 하지만 이날 집중교섭에 들어간 계열사들은 노사간 이견이 여전하다.  
 
 
현대차그룹의 제조업 계열사 12곳 중 8곳이 아직 임단협을 마치지 못했다. 이날 기준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종합특수강, 현대IHL 등 4곳만이 임단협을 타결했다. 기아차를 제외한 7곳은 현재까지 잠정합의안도 마련되지 않았다. 현대제철, 현대로템,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위아, 현대케피코, 현대다이모스, 현대엠시트 등은 2017년 임단협을 진행 중이다. 이들 기업은 기본급을 최소 4만2000원(현대케피코)에서 최대 5만2240원(현대비앤지스틸) 인상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주로 정기 호봉승급분에 특별 호봉승급분을 더해 실질 임금을 높였다. 현대다이모스는 지난해 임금체계를 개편해 상여금 비중을 낮췄다. 대신, 올해 기본급 인상분은 예년보다 높다. 
 
반면 노조는 회사의 임금 인상안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임금 인상분과 임단협 타결금 모두 기대보다 낮다는 게 이들 노조의 공통된 기류다. 최근 현대제철지회 조합원 73.5%가 노사가 마련한 잠정합의안에 반대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지회는 해석하고 있다. 현대비앤지스틸지회는 17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간다. 장기성 지회장은 지난 5일부터 단식농성 중이다. 현대제철지회는 이날 4시간 부분파업과 17일 현대차 사옥 앞에서 집회를 계획했지만, 보류했다. 임금 인상폭이 임단협 갈등의 쟁점이 되면서 회사로서는 추가비용 부담이 불가피해졌다. 가뜩이나 저조한 경영실적에 이 같은 임금 부담은 새해를 시작한 경영진의 속만 태운다.  
 
현대중공업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최근 현대중공업 노사가 마련한 2년치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반대로 부결됐다. 상여금 300%를 매달 25%씩 분할하고, 2017년 성과금 97%를 지급하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이 여전하다. 현대중공업지부는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한 뒤 다시 교섭 전략을 짤 방침이다. 조합원 반대를 확인한 지부 집행부도 강성 전략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와 반대로 회사는 올해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계획하는 등 최악의 한 해가 예상됨에 따라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는 입장이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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