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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애큐온캐피탈·저축은행 잦은 수장 교체에 '먹튀' 우려

애큐온캐피탈 2년새 3번·애큐온저축은행 1년새 1번 수장 교체

2018-01-1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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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애큐온캐피탈(구 KT캐피탈)과 자회사인 애큐온저축은행(구 HK저축은행)의 수장의 잦은 교체로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인 JC플라워즈의 경영 능력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투자를 늘려 장기간 기업가치를 올리기 보다는 빠른 시기에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사모펀드의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JC플라워즈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거의 매년 수장을 교체했다.
 
JC플라워즈는 지난 2015년 6월 애큐온캐피탈을 인수한 이후 같은해 8월 원효성 전 비씨카드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지만, 4개월 만인 12월에 이중무 대표로 교체했다.
 
이중무 대표 체제가 안착되는 듯 보였지만 이달 15일 이중무 대표이사를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낮추고, 김옥진 전 GE파워시스템즈코리아 대표를 회장 겸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자회사인 애큐온저축은행의 이사회 의장직도 이중무 전 대표에서 김옥진 회장으로 이전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회장 선임이 이중무 전 대표의 좌천성 인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없던 회장직을 신설하고 대표이사직도 교체한 것은 JC플라워즈가 이중무 전 대표에게 애큐온저축은행을 비롯한 국내 사업을 총괄 역할을 뺏은 것"이라며 "사실상 좌천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큐온캐피탈의 자회사인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JC플라워즈의 인수 후 잦은 수장 교체를 겪었다. JC플라워즈는 지난 2016년 7월 애큐온캐피탈을 통해 애큐온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선임할 대표를 1년 만에 전명현 전 삼성카드 전무로 교체했다.
 
이처럼 JC플라워즈로 경영권이 이전된 이후 잦은 수장 교체에 대해 업계에서는 JC플라워즈가 사모펀드식으로 단기간에 경영실적을 압박해 성과를 내게한 후 가치를 올려 매각해 수익을 내고 빠지는 일명 '먹튀'성 운영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캐피탈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중무 전 대표의 경우 JC플라워즈가 두산캐피탈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많은 공을 세운 인물이지만 이후 애큐온저축은행과의 협업부분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자 곧바로 새 대표를 선임한 것으로 보이고,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지난 2016년 말 미트론 사건을 이유로 대표를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기간에 빠른 결과물을 내야하는 사모펀드의 성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앞서 JC플라워즈는 론스타가 인수한 외환은행도 딜 초반 참여를 검토했었고 우리은행 인수전에도 참여했지만 사모펀드에 대한 금융당국의 먹튀 우려 등으로 막판 참여를 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애큐온캐피탈과 저축은행 역시 금융당국에서 우려한 대로 빠른 시기에 기업가치를 올려 되팔려고 할 경우 먹튀 우려도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에서도 잦은 수장 교체가 금융사의 업무 연속성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여전감독총괄국 관계자는 "여신금융업법 상 임원 교체에 대해 금융당국이 관여하지는 않고 있지만 금융사 대표가 자주 바뀐다 것은 금융사의 경영 연속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향후 대주주의 경영능력에 대해 지적할 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JC플라워즈가 대주주인 애큐온캐피탈과 자회사인 애큐온저축은행이 잦은 수장 교체로 논란이 일고 있다. 애큐온캐피탈 본사(왼쪽)과 애큐온저축은행 본사. 사진/뉴스토마토DB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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