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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대북사업 희망도 잠시…현대상선에 발목

현대상선, 현정은 회장 배임혐의로 고소…대북사업 재개 적기 놓칠까 전전긍긍

2018-01-1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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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현대가 현대상선에 발목을 잡혔다. 현대는 남북관계가 최근 해빙 무드로 급물살을 타면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 대북사업 복원에 대한 희망에 부풀었다. 하지만 과거 주력 계열사였던 현대상선이 현정은 현대 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고소하면서 급한 불부터 꺼야 할 처지로 내몰렸다.
 
남북은 지난 17일 저녁 늦게까지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차관급 실무회담을 진행, 금강산 합동 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 등에 합의했다. 대북사업 재개 가능성도 커졌다. 최악으로 치닫던 남북관계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 긴장 완화를 언급하면서 급변했다. 금강산 문화행사가 성사되면 2010년 5·24 조치와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 중단 이후 2년 만에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 재개다.
 
현대로서는 대북사업 재개가 숙원이었다. 현대아산을 통해 대북사업에 주력해온 현대는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이후 금강산 길이 막히면서 사세가 기울었다. 때마침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운업이 타격을 받자, 현대상선 재무사정도 악화됐다. 2007년 재계 17위로 그나마 '현대 종가' 위상을 지키던 현대는 지난해 30대그룹에서도 빠지는 등 수모를 겪었다. 이런 와중에 금강산 문화행사 등은 남북 민간교류 실무를 맡은 현대아산에 절호의 기회로 인식된다.
 
악재도 찾아왔다. 현대상선은 지난 15일 현정은 회장 등 현대 전임 경영진을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현대상선은 2014년 현대가 현대로지스틱스(현 롯데글로벌로지스)를 매각할 때 현 회장 등이 약 1950억원의 부당이익을 얻는 등 현대상선에 불리한 계약을 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상선은 유동성 위기 끝에 2016년 산업은행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2014년 당시 현대는 순환출자 구조(현대상선→현대글로벌→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로 현대상선이 핵심이었다. 로지스틱스 지분은 현대상선 47.7%, 현대글로벌 24.4%, 현 회장 1.7% 등이었다.
 
현대상선 고소에 현대 측은 "로지스틱스 매각은 현대상선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이사회 결의 등 적법 절차를 거쳐 진행됐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현대는 그간 현대상선 등의 구조조정과 자산매각 과정에서 정경유착 의혹, 비선 개입설 등이 끊이지 않았다. 2016년 KB금융에 팔린 현대증권(현 KB증권)도 고가매각 의혹을 받은 바 있다.
 
현정은 현대 회장. 사진/뉴시스
 
최병호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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