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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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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수출 60% 관세폭탄에 노출…삼성·LG '비상'

현지생산 늘려 대응, 한계도 노출…냉장고·청소기로 확산될까 전전긍긍

2018-01-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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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한국산 세탁기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마주하게 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 기조로 세이프가드 발동은 예견됐지만, 미국 무역위원회(ITC)의 권고안 중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결정되면서 연간 1조원 규모의 대미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양사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등 최악의 결정"이라고 즉각 반발하는 한편 현지 생산물량을 늘려 대응키로 방침을 정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2일(현지시간) 수입 세탁기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했다. 향후 2~3주 안에 발효되며, 당장 올해 미국에 수입되는 물량부터 적용된다. 수입산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 첫 해에는 120만대를 기준으로, 그 이하에는 20%,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50%의 관세를 부과한다. 2년 차에는 120만대 이하 18%, 120만대 초과 45%의 관세가 부과되며 3년 차에는 각각 16%와 40%가 매겨진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세탁기는 연간 300만대에 달한다. 금액으로는 1조원 규모다. 미국 수출물량의 60%가 관세 폭탄을 맞게 된다. 현재 북미로 수출되는 물량은 대부분 동남아에서 생산되며, 현행 관세는 1% 수준이다. 관세 폭탄으로 소비자가격도 상승해 가격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아울러 ITC는 한국에서 만든 세탁기의 경우 조치에서 제외할 것을 권고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는 제외 여부에 대한 언급이 없어 이 또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한편 대용량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 확대로 대응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가동을 시작한 미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공장의 세탁기 생산량을 서둘러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도 미 테네시주에 짓고 있는 세탁기 공장의 가동 시점을 내년 초에서 올 4분기까지 앞당길 방침이다. 하지만 생산능력 증대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수출 타격은 피하기 어렵다. 
 
미국의 표적이 다른 제품으로 확대될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세이프가드 청원 당사자인 월풀이 지난 2011년 기각된 삼성전자와 LG전자 냉장고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장벽을 치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인 만큼 냉장고와 청소기 등 다른 제품들로 통상마찰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와 함께 우리정부가 WTO 제소 등 강경 대응 방침을 정하면서, 혹여 전면적 무역 마찰로 비화될까 우려하는 모습도 비쳤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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