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아는가?"(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알고 있다. 상당히 파워가 있고 명확한 분이며 훌륭한 리더이다. 문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인공지능 로봇 소피아)
3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4차 산업혁명, 소피아에게 묻다'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와 박 의원의 대담에서 주고 받은 질문이다. 지난 29일 한국을 찾은 소피아는 이날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 앞에 한복을 입고 나섰다. 소피아는 미국의 로봇 개발업체 핸슨로보틱스가 개발한 AI 로봇이다. 사람처럼 표정을 지으며 영어로 대화도 가능하다.
3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AI 로봇 소피아 초청 컨퍼런스에서 (왼쪽부터)데이비드 핸슨 '핸슨로보틱스' 대표, 소피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소피아는 한국에 대한 지식도 뽐냈다. "촛불혁명을 아는가"라는 박 의원의 질문에 소피아는 "수많은 한국인들이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참여한 촛불 시위를 알고 있다"며 "결과에 대해 축하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소피아는 오는 2월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다면 어떤 종목으로 하겠냐는 질문에 봅슬레이를 꼽으며 "가끔 스피드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또 소피아는 프로그래밍·의료 보조·패션 모델 등의 일을 하고 싶은 일로 꼽았다. 앞서 소피아는 영국 패션 잡지 '스타일리스트'의 표지 모델로 등장한 바 있다.
소피아는 로봇은 사람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피아는 "영화 터미네이터는 사람들이 가진 희망과 두려움에 대해 잘 나타냈다"며 "하지만 난 터미네이터처럼 미래에서 오지 않았고 현실에서 사람을 돕기 위해 디자인됐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7월 로봇에게도 전자적 인격체의 지위를 부여하도록 하는 로봇기본법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소피아는 지지 입장을 보였다. 소피아는 "로봇이 사고를 하고 이성을 갖추면 인간 사회에서 법적인 지위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이후에 로봇기본법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피아와 함께 방한한 데이비드 핸슨 핸슨로보틱스 대표는 오픈 플랫폼을 활용한 저렴한 일반 소비자용 로봇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냈다. 핸슨 대표는 "소비자용 로봇은 아이들이 이름, 성별이나 어떤 기능을 부여할지 결정할 수 있다"며 "2016년 우리에게 투자한 디즈니의 캐릭터를 활용한 로봇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소피아는 몇 개의 단어만 미리 듣고 스스로 학습한 뒤 이날 박 의원과의 대담에 임했다. 박 의원은 컨퍼런스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평창·캔들라이트(촛불) 등의 단어만 미리 핸슨 로보틱스에 전달했다"며 "로봇의 권리나 과학 등에 대한 사항은 스스로 공부한 뒤 답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소피아는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명예시민권을 얻은 바 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김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과 김병기·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