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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은

내국인 해외직접투자, 금융·부동산에 집중

작년 130억달러 투자…총 규모 352억달러 '사상 최대'

2018-02-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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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최근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 양상이 과거와 달리 해외 금융·부동산업에 집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최근 해외직접투자의 주요 특징 및 영향' 보고서를 보면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2016년 352억달러로 사상 최대로 늘어난 데 이어, 작년 상반기에는 236억달러를 기록하며 반기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를 보였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해외직접투자는 제조업 투자 비중이 높았던 과거와 달리 금융, 부동산업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1년 전체 해외직접투자에서 13%를 차지했던 금융·부동산업 비중은 2016년 37%로 크게 뛰었다. 금액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37억달러에서 130억달러로 3.5배 가량 늘어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용대 과장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산가격 상승 기대가 확산되면서 국내 연기금, 금융기관 등의 해외 금융자산 투자 유인이 높아진 데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글로벌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2010년 4분기를 기준으로 미국의 부동산 가격 지수는 2011년 말 100.3에서 2016년 3분기 138.6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 지수는 107.6에서 116.2로 상대적으로 낮은 오름세를 보였다.
 
해외직접투자의 목적과 형태도 달라졌다. 저임금 활용을 위한 수직적 투자 보다는 현지시장 진출 목적의 수평적 투자 목적이 전보다 강해졌고, 현지법인 설립을 통한 투자보다는 지분인수(M&A형)를 통한 신기술 확보 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해외직접투자 양상의 변화는 우리 경제에 있어 장단점이 모두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국내 기관의 투자 수익률이 제고됐다. 2014~2016년중 국민연금의 해외 부동산을 포함한 대체투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14.1%을 기록했는데, 이는 국내 주식(0.7%), 채권(4.3%) 등 투자 수익률을 상회한다.
 
또 현지시장 진출 목적의 해외직접투자가 늘면서 신흥국에서 우리 기업의 해외 판로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지 생산체계 구축에 다른 글로벌 관세, 비관세 장벽 심화 흐름의 대응력을 높인 것도 긍정적이다.
 
반면 향후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자산가격이 하락할 경우 금융불안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부동산업이 경기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이다. 현지시장 진출을 위한 해외직접투자가 중소제조업체까지 확대된 점은 국내 고용, 투자에 부정적 요소로 평가받는다. 
 
이용대 과장은 "최근 나타난 해외직접투자의 특징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해외 금융·부동산 관련 투자는 향후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자산가격 변동에 따른 국내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 변화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고, 제조업 생산체계의 동반 현지시장 진출로 인한 산업공동화 방지를 위해 해외진출업체의 국내 복귀지원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내국인 해외직접투자 관련 주요 현황. 자료/한국은행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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