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임효정

SM그룹, 건설업계 다크호스로 떠오르나

삼환기업 인수 유력…토목 분야 경쟁력 높아져

2018-02-19 15:47

조회수 : 5,604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SM그룹이 건설업계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인수합병(M&A)으로 종합건설사로의 면모를 갖추고 있어 건설업계에 대대적인 판도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올해 역시 M&A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업계 내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수년간 중소·중견 건설사들을 품에 안은 SM그룹이 올해 삼환기업까지 삼킬 가능성이 커졌다. SM그룹은 지난달 삼환기업 인수전에서 예비 인수자로 선정되면서 우선 우위를 점하게 됐다.
 
현재 삼환기업의 매각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토킹호스란 유력 예비 인수자를 선정해 미리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그 외 업체를 대상으로 별도의 공개입찰을 벌이는 방식이다. 공개입찰에서 SM그룹 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경쟁자가 있을 경우 SM그룹은 조건을 변경하거나 인수전에서 발을 빼게 된다.
 
업계에서는 삼환기업의 새주인으로 SM그룹이 유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일인 지난 14일까지 인수전에 참여한 곳은 DS네트웍스와 사모투자펀드 등 2곳이다. 다만 이들이 삼환기업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SM그룹이 제시한 금액 보다 더 높은 금액을 써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높은 금액을 제시한다 해도 SM그룹이 인수의지를 강력히 밝힌 만큼 추가 조건을 제시해 삼환기업을 사들일 가능성도 크다.
 
SM그룹이 삼환기업을 손에 넣게 되면 토목 부문의 경쟁력이 한층 커진다. 삼환기업은 지난해 3분기 매출 기준 토목이 66%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건축 31%, 플랜트 2.5% 등이다. 삼환기업을 손에 넣을 경우 종합건설사로 한층경쟁력이 높아지는 셈이다. SM그룹은 2004년 초반 우방산업(구 진덕산업)에 이어 2011년 우방건설산업(구 신창건설)을 인수하며 주택사업 부문에 치중됐다. 때문에 사업포트폴리오 개선이 절실했다. 지난 2016년 태길종합건설과 성우종합건설, 동아건설산업 등을 잇따라 사들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태길종합건설의 경우 국내 항만공사 실적을 가진 업체 중 수주실적 1위를 기록한 기업이다. 동아건설산업도 2016년말 기준 매출 비중 가운데 토목이 55%를, 플랜트가 3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토목과 주택 부문을 주력하는 경남기업을 인수했다.
 
M&A를 거듭하는 사이 덩치도 커졌다. SM그룹은 지난해 9월30일 기준 그룹내 계열사 수는 73곳이다. 지난해 말 경남기업 등을 추가로 인수했으며, 계열사가 인수 합병 등이 이뤄진 것을 감안해도 현재 60여개 안팎이다. 특히 건설을 모태로 해운과 제조 분야로까지 발을 넓히며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발판으로 수익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2013년 대한해운을 인수한 이후 2016년 대한상선 경영권을 확보하며 해운사업에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같은해 한진해운까지 일부를 사들이며 SM상선을 출범시켰다. 제조 부문은 티케이케미칼, SM생명과학, 남선알미늄 등을 주요 계열사로 가지고 있다.
 
올해 역시 SM그룹이 M&A를 통해 본격 드라이브를 걸면서 업계 내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몸집을 불려오면서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해왔다"며 "주택경기 전망까지 어두워지면서 주택사업에 치중된 건설사들이 사업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들 건설사들에게 SM그룹이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만 대기업 가운데 최다인 140개가 넘는 순환출자고리를 가지고 있어 여러 규제에 있어 자유로울 순 없을 것"이라며 "이는 성장과 함께 회사가 풀어야할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고 말했다.
 
토목공사가 진행중인 한 건설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 임효정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