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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코발트값 급등에 신재생에너지도 '초긴장'

코발트값, 1년새 70% 폭등…소재 들썩이자 배터리도 한자릿수 상승

2018-02-1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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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리튬이온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코발트와 리튬 값이 뛰면서 신재생에너지 관련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원자재 값 변동으로 배터리 가격이 오르면 신재생에너지와 찰떡궁합으로 꼽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19일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코발트 가격은 톤당 8만2000달러로, 전주보다 500달러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톤당 4만8000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71% 폭등이다. 코발트는 리튬이온배터리 출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또 다른 배터리 핵심소재인 리튬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리튬가격은 지난해 2월 킬로그램당 113달러에서 이달 9일 114.5달러로 1년만에 28% 올랐다. 전기차시장 성장에 따른 배터리 수요 급증과 이를 틈타 코발트 가격 주도권을 쥐려는 콩고의 계산이 맞물리면서 소재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재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콩고국영광물공사 제카민의 알버트 유마 회장이 글로벌 광산개발업체와 맺은 계약을 내년까지 전면 재협상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콩고는 세계 코발트 공급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어 배터리 제조사들의 원가부담은 앞으로도 커질 전망이다.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원자재 값 변동으로 배터리 가격이 오르면, ESS 수요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SS는 낮 시간에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이 부족한 저녁 시간대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장치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날씨같은 환경변화에 따라 전력 생산의 변동성이 커 ESS가 이런 단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두산중공업과 LS산전, SK디앤디(SK가스 자회사), 한화에너지, 현대일렉트로닉스, 효성이 ESS 제조와 이를 적용한 발전소 설계, 설치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업계는 현재 배터리 가격이 감내할 수준이지만,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 배터리 가격이 ESS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가 가뜩이나 비싼 ESS 초기 투자비용이 더 높아질 수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리튬이온배터리 값 상승률이 한 자리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기요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63.9%에 그칠 정도로 저렴해 ESS 가격이 오르면 수요자들을 유인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신재생에너지업계 관계자는 "ESS 수요는 사실상 가격이 좌우한다"며 "우리나라는 전기요금이 싼편에 속해 접근성이 떨어지는데, 배터리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올라가면 판매량이 떨어질 수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재생에너지 연계형 ESS 가중치를 올 상반기까지 연장하기로 해 ESS 수요가 쪼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16년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고시 개정을 통해 태양광발전소에 ESS를 설치하고, 생산한 전기에 대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5.0을 부여했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 국내 ESS 보급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60% 증가했다. 다만 이 가중치는 올 상반기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새 가중치가 발표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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