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재범

kjb517@etomato.com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한국영화가 주지 못한 힐링·편안함 선사할 '리틀 포레스트'

1년간 촬영…시각·청각 자극하는 사계절 음식의 향연

2018-02-20 17:29

조회수 : 7,197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싱싱한 야채는 심심하다. 하지만 입에 넣으면 묘한 힘을 느끼게 한다. 계절을 느끼게 하고 흙의 생기를 가져온다. ‘리틀 포레스트’가 딱 그런 지점을 찾아냈다.
 
20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리틀 포레스트’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임순례 감독, 주연 배우 김태리·류준열 전기주가 자리했다. 
 
 
 
이날 임순례 감독은 4년 만의 복귀작으로 ‘리틀 포레스트’를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임 감독은 “지금의 한국영화가 관객들에게 줄 수 없는 것을 주고 싶었다”면서 “화려하고 자극적인 대작 위주의 영화 속에서 잔잔하고 조용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 속에서 편안함과 힐링 등 한국 영화가 줄 수 없는 것들을 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별다른 스토리가 없이 흘러간다. 힐링을 주고 싶었단 감독의 연출의 변도 있었지만 영화 속에선 그것을 강요하는 장면도 찾아보기 힘들다.
 
임 감독은 “남의 눈치, 시선을 신경쓰면서 사는 사람들이 많지 않냐”며 “회의감과 불안감을 갖고 사는 분들도 많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조금은 다르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면서 “도시 생활이 다들 너무 비슷하지 않나. 피곤하고. 행복해 보이지 않는 모습들.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를 상상했다”고 덧붙였다.
 
‘리틀 포레스트’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요리와 음식이 하나의 캐릭터다. 보는 내내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기묘한 경험을 하게 만든다. 사계절 제철 음식의 향연이 웬만한 먹방을 능가한다.
 
임 감독은 “요리 선정은 아주 중요했다. 원작은 일본 요리지만 한국적인 요리 그리고 젊은 층이 선호할 수 있는 요리로 안배했다”며 “엄마와의 기억과 관련된 요리들, 집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드는 요리, 친구들과의 관계를 좋게 하기 위해 선정된 요리 등 그런 식으로 설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직접 요리를 하는 김태리는 촬영 전 이미 등장하는 모든 요리 방법을 마스터했다고. 배추전, 콩국수, 떡볶이, 계란 샌드위치부터 막걸리, 밤조림, 오코노미야키, 떡케이크 등도 직접 요리했다.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김태리는 영화 내내 상당히 능숙하게 요리를 했다. 젊은 층이 쉽게 접하거나 하기 힘든 요리도 멋들어지게 해냈다. 그는 “요리 연기의 포인트는 ‘얼마나 능숙하게 하는가’였다”면서 “혜원에게 요리는 중요한 지점이다. 너무 프로다운 모습은 아니어도 능숙하게는 보였으면 했다. 푸드스타일리스트 팀이 계속 영화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4계절을 오롯이 담아내야 하는 1년의 촬영 기간은 배우 입장에선 만만치 않은 시간이었다. 김태리는 “전혀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어떤 분들은 시간이 아깝지 않냐는 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영화에 참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었다. 영화자체가 갖고 있는 힘이 크다. 힐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요리 외에도 영화 속에선 세 친구의 케미스트리도 볼 거리다. 김태리와 류준열 그리고 전기주는 실제 친구처럼 아웅다웅하면서도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상큼한 모습을 보였다.
 
류준열은 “세 명다 동네 친구 같은 느낌이었다”면서 “데뷔 이후 동네 친구들을 더 찾게 됐다. 외로웠던 순간들이 정말 많았다. (김태리 전기주와) 함께 하면서 동네 친구들과 함께 일하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 고민들을 나누면서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로 스크린 데뷔를 한 진기주는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면서 “그런데 두 분 앞에선 낯을 안 가리게 되더라. 실제 친한 것을 가장 신경 쓰고 촬영했다. 그런 느낌이 잘 반영된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태리는 류준열 전기주의 털털한 성격을 전하며 함께 했던 즐거운 촬영 소감을 전했다.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김태리는 “시골에서 함께 자란 소꿉친구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두 분이 너무나 자연 친화적이라 놀랐다. 시골에 너무 잘 어울리는 모습에 나 역시 쉽게 동화됐다”며 웃었다.
 
일본의 유명 작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업 등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여자 혜원(김태리)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 재하(류준열) 그리고 은숙(전기주)과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얘기를 그린다. 오는 28일 개봉.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