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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벌크선사 '미소'…공급과잉 해소 실적 개선 기대

BDI, 비수기에도 1000포인트대 유지

2018-02-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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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한때 운임 폭락으로 고전했던 벌크선 업계가 모처럼 미소를 짓고 있다. 운임 치킨게임을 촉발했던 '공급과잉'이 해소국면에 접어들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벌크선사들이 발주를 자제하고, 수 년간 강도높은 체질개선 작업을 벌인 결과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벌크선시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19일 1087포인트로 지난달에 이어 1000포인트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운업계에서 1분기는 비수기로 통한다. 올해 누적 평균 BDI는 1190포인트로, 지난해 1분기 945포인트와 비교하면 26% 상승했다. 해운업계에서는 벌크선 운임이 이달 저점을 찍고, 중국 설인 춘제 이후부터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벌크선 운임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벌크선 시황부진이 수 년째 이어지면서 각 선사들은 발주를 자제하고, 20년 이상 노후 선박을 해체하는 작업을 펼쳐왔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벌크선 발주량은 1400만DWT(재화중량톤수), 54척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해운사들이 선박을 발주해 인도받기까지 보통 1~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2016년 발주량 급감으로 올해 벌크선 공급 증가율이 1.8%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한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황을 좌우하는 물동량 전망도 밝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벌크선 물동량은 52억4000만t으로 2.7%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의 수입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순항할 전망이다. 지난해 1950억원의 흑자를 낸 팬오션은 올해 영업이익이 2000억원을 넘어서며 2015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대한해운 역시 지난해 1009억원에서 올해 1500억원대로 흑자 규모가 늘어날 전망이다.
 
두 회사 모두 불황기에 구조조정 압박을 받으며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고비용 용선(선박임대) 계약을 정리하는 등 경영정상화를 뚝심있게 추진해 온 결과 지난해부터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벌크선사들이 그 동안 신조발주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공급과잉이 해소되고 있다"며 "2020년부터 선박에 대한 환경규제도 강화되기 때문에 노후선박 폐선이 늘어나면 운임 안정세가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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