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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이방카-김영철 거리, 북미대화 가늠자

방한 기간 북미대화 어렵지만 평창 폐회식서 자연스레 조우 가능성도

2018-02-2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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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25일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과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참석이 결정되면서 둘 간의 조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둘은 각국에서 실세로 꼽히지만, 현재로서 공식적인 북미대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두 사람이) 만날 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북미 접촉을 중재할 계획이 없다는 점도 밝혔다.
 
앞서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도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회담이 불발됐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20일(현지시간)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방한했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난 10일 김여정 부부장·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 대표단과 회담을 계획했지만 북측이 회담 2시간 전에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만남을 제안했던 북측이 펜스 부통령의 강경행보에 불만을 나타내면서 회담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대표단 구성도 북미대화 가능성을 낮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폐회식에 참석하는 북 고위급 대표단은 기본적으로 대남 관계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며 “미국 대표단과 의미있는 대화가 진행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북미 간 회담 주선에 나서기에는 부담스러워 보인다. 미국 측도 이방카 고문이 방한 중 북한 문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이방카 고문을 비롯한 대표단은 방한 중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 외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올림픽 경기관람과 미국 선수·관중들과의 소통 등에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 정부가 북한과 ‘탐색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한다.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계기로 북미 간 자연스럽게 접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방카 고문을 통해 북미대화 의지를 피력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우리 정부가 이방카 고문과 김영철 부위원장 의전을 어느 수준에 맞출지도 관심사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방카 고문 의전에 대해 “미 대통령 파견 대표단장으로서의 의전 편의와 경호 측면에서 상당한 예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과 이방카 고문 간 만찬 장소로 상춘재를 택한 것도 정상급으로 예우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상춘재는 청와대 경내에 있는 한옥 건물로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국빈 방한했을 때도 이곳을 찾았다.
 
정부는 김영철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 대표단 의전 수준도 검토 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확한 예우와 폐회식 좌석은 의전에서 고민 중이다. 추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평창올림픽 개막식 당시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방남하는 북 대표단을 맞았으며 문 대통령은 김여정 부부장을 네 차례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오른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지난해 11월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환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는 22일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과 문 대통령의 만찬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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