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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정용진의 'fun' 실험 가속도…유통업 새 지도 그린다

'펀스토어' 출격 대기…스타필드·일렉트로마트 등 '재미'로 공략

2018-0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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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고객의 시간을 잡겠다"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펀(fun)'한 실험이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고객들에게 쇼핑 뿐만 아니라 '노는 재미'를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콘셉트의 체험형 매장이 먹혀들면서 고객 체류시간이 늘어나고 매출신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27일 신세계(004170)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최근 '펀스토어'라는 새로운 유형의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기획하고 출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펀스토어는 일본의 '돈키호테'와 미국의 'TJ맥스(T.J.Maxx)' 같은 해외 유명 유통매장을 벤치마킹하며 '재미'를 내세운 오프라인 매장이 될 전망이다.
 
돈키호테는 특이한 아이디어 제품부터 해외명품 브랜드 제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초저가에 판매하는 매장으로 유명하고, 'TJ맥스'도 의류와 잡화부터 주방용품, 욕실용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두 곳 모두 좋은 상품을 싼값에 구매할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하며 '쇼핑 명소'로 정평이 나 있다.
 
펀스토어는 우선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등에 별도 매장으로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2∼3곳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독창적이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생활용품과 각종 잡화, 소품 등 다양한 장르의 상품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브랜드 세부적인 콘셉트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새로운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해외 사례 등을 벤치마킹하며 국내에도 적용 가능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준비중인 단계"라고 전했다.
 
'펀스토어' 기획을 앞두고 정 부회장은 최근 호주와 일본 등을 방문해 유통 시장 최신 트렌드를 점검하는 등 시장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엔 이마트(139480) 바이어들도 세계 곳곳의 식품 및 생활용품 박람회 등을 찾아 새로운 제품을 찾는 데 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의 전략이 총 집약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역시 'fun' 컨셉트를 앞세운 체험형 매장이자, 그의 미래 유통전략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프로젝트다. 스타필드는 쇼핑과 레저, 힐링, 엔터테인먼트, 식음서비스 등이 어우러져 일상을 벗어나 쇼핑과 여가, 레저를 동시에 즐기는 새로운 형태의 복합 쇼핑플랫폼으로 부상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내리막길 속에 스타필드는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소비자들의 확고한 지지를 받으며 성공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다. 스타필드를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하남과 코엑스에 이어 고양점이 오픈하면서 매출액이 전년 49억원에서 지난해 111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고양점의 경우 6개월 만에 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올해 하남은 연간 2500만명, 고양점은 200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타필드 전체 매출의 30% 가량이 비 쇼핑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스타필드 하남은 개점 후 1년간 평균 체류시간(주차시간 기준)은 5.5시간으로, 기존 유통시설보다 2배 이상 높다는 게 신세계측 설명이다. 많은 고객들이 오랜 시간 머물면서 쇼핑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을 통해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정 부회장이 스타필드 기획에 돌입할때부터 경쟁자를 유통 매장이 아닌 야구장과 놀이공원으로 꼽을 정도로 'fun' 컨셉트에 초점을 맞춘 것이 적중한 셈이다. 스타필드는 거듭된 성공가도에 힘입어 4호점 안성에 이어 5호점 스타필드 청라를 출점할 예정이다.
 
'fun'한 체험형 가전매장을 표방하며 '남자들의 놀이터'로 불리는 일렉트로마트의 성공도 정 부회장의 '신의 한수' 중 하나가 됐다.
 
일렉트로마트는 2015년 6월 킨텍스점을 시작으로 왕십리, 은평, 죽전 등 이마트의 중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입점해 현재 이마트 내 12개점, 로드샵 5개점으로 총 17개점을 운영 중이다.
 
처음 출점하던 당시만해도 낯설던 '체험형 매장'이라는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일렉트로마트는 기존에 상품을 단순히 진열하는 매장 형태를 넘어 가전제품 체험, 드론, RC카 시연과 쇼핑 중 맥주나 음료를 즐기고 오락도 할 수 있는 매장 구현을 통해 남자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그동안 쇼핑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던 남성과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20~30대 젊은 층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렉트로마트를 선보인 이후 남성과 젊은 고객들이 유입되는 효과가 나타나는 등 이마트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규 MD와 체험형 매장 확대 등 새로운 실험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해 8월 스타필드고양에서 열린 그랜드오픈식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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