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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더 가볍고 단단하게…자동차업체, 경량화 경쟁

무게 낮추고 연비는 올리고, 각국 환경규제도 까다로워져

2018-03-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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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세계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로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치가 상향되면서 차량 경량화에 대한 연구가 가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효율이 중요하기 때문에 차량 경량화는 배터리 수명을 늘릴 수 있는 핵심으로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다.
 
1일 글로벌컨설팅·B2B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 설리번' 보고서에 따르면 폭스바겐과 GM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2025년까지 자동차무게를 20% 이상 줄이기 위해 소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100g/km 이하로 줄이고자 차량 전동화도 진행할 예정이다. 차량 전동화란 기존의 내연기관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 화석연료의 힘에 주로 의존했던 패러다임을 벗어나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활용해 주행이 가능한 형태로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경량화 소재로 ▲고장력강판 ▲알루미늄 ▲탄소섬유(CFRP) 등이 주목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알루미늄이 철강을 대신할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됨에 따라 사용량이 2배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장력강판은 경량화율이 10~20% 정도로 미미하고, 탄소섬유는 높은 가격 및 낮은 생산성 등의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까지 BMW와 재규어 라인업 일부를 포함한 고급 전기차 주요소재로 알루미늄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자동차업체들이 차량경량에 본격 나서면서 올해는 자동차 소재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의 전략을 각각 살펴보면 GM은 알루미늄과 같은 신소재에 필요한 재정비 투자를 줄일 수 있는 혼합소재 전략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픽업트럭에 알루미늄을 적극 사용해 무게를 약 300kg까지 줄일 예정이다.
 
BMW의 경우 독일 SGL 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CFRP 대량생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0년 두 회사는 1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탄소섬유 공장을 건립한 바 있다. 또한 첨단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e드라이브'를 통해 CO₂ 배출량을 100g/km 미만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다임러그룹도 CFRP와 알루미늄을 다임러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에 광범위하게 사용할 뿐만 아니라 독일·캐나다 연구기관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CFRP 제조와 관련한 비용절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폭스바겐그룹은 금속과 플라스틱, 섬유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미래차 플랫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할 계획이다.
 
(왼쪽부터)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사진/현대차
 
현대·기아자동차도 ‘2020 연비 25% 향상 프로젝트’를 선언하며 차량 경량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005380) ‘아이오닉 일렉트릭(EV)’은 일반강판 대비 무게는 10% 이상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AHSS)을 53% 적용했다. 또한 후드와 테일게이트 등 차체 일부를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 주행거리 향상에 주력했다.
 
현대차에 부품을 제공하는 현대모비스(012330)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쏘나타와 그랜저, 싼타페 등 차량의 샤시모듈 부품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하고 있으며 고강도 주철소재를 적용한 경량화 부품도 아반떼에 사용하고 있다. 또한 산업용 신소재 전문기업인 한국클래드텍과 공동으로 개발한 친환경자동차 부품용 '구리 저함량 클래드 메탈 버스바'(Clad Metal Bus Bar)는 파워트레인컨트롤유닛(PCU)과 배터리 부품으로 생산돼 아이오닉EV와 PHEV에 장착되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업체들이 경량화에 나선 이유는 각국의 자동차 환경규제가 날로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차량 무게를 10% 줄이면 연비는 6% 가량 개선된다. 오는 2020년까지 한국은 리터당 24.3km, 유럽 26.5km, 미국 18.8km, 일본 20.3km의 연비규제가 시행된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되면 해당 국가에서 차를 팔 수 없기 때문에 '자동차 무게 줄이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경량화는 더이상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차량경량화에 힘을 쏟고 있다"며 "앞으로 출시되는 신차에는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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