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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협

(사회책임)“윤리적 소비와 CSR을 통해 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소비자 운동 지향”

문은숙 소비자와함께 공동대표 인터뷰

2018-03-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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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소비자와함께(공동대표·박명희·문은숙·김경한·권대우·예종석)가 설립 3주년을 맞았다. (사)소비자와함께는 윤리적 소비, 기업의 사회적 책임, 청년 소비자 운동, 그리고 온라인 공유 플랫폼을 활용한 정보 공유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소비자가 소비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업에 의해 발생한 문제를 후천적으로 해결하는 데 그쳤던 기존의 소비자 운동의 한계를 인식하고 소비자의 단결된 힘이 공정한 소비사회를 형성할 수 있도록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설립 3주년을 맞아 문은숙 (사)소비자와함께 공동대표(사진)를 만나 지난 3년의 활동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사)소비자와함께가 펼치는‘신 소비자 운동’이란 무엇인가.
기존의 소비자 운동에 대한 성찰을 통해 탄생한 것이‘신 소비자 운동’이다. 소비자의 불만이 발생하면 기업이나 정부에 항의, 혹은 건의하여 불만을 후천적으로 해결하는 데 집중한 것이 소비자 운동의 흐름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는 시장의 주인이 될 수 없었다. 교과서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 윤리적 소비라는 개념은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이를 표방한 소비자 운동 단체는 부재했다. 따라서 이를 주요 과제로 내걸고 출발한 것이 바로 ‘신 소비자 운동’이다. 윤리적 소비는 영국에서 출발한 개념으로, 기업의 제품 생산 과정이나 윤리적 경영에 대해 소비자가 평가하고 이를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함을 의미한다. 아직은 교과서 속에만 존재하는 개념인 윤리적 소비를 국내에 정착시키는 것이 신 소비자 운동의 주요한 목표다.
 
소비자가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기업이 초래한 문제 상황에 일방적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주권 회복을 최우선의 목표로 (사)소비자와함께는 온라인 공유 플랫폼을 통한 소비 정보 공유 활성화, 미래 지속가능 소비사회의 주체가 될 청년 소비자 육성, 그리고 소비자 이슈에 관한 사회적 의제 설정을 주요 활동으로 펼치고 있다.
 
-(사)소비자와함께가 구축한 온라인 공유 플랫폼 소비자 포털 ‘WITH’의 운영현황과 활성화 계획이 궁금하다.
 
소비자 포털 WITH는 (사)소비자와함께가 구축한 온라인 공유 플랫폼이다. 일반 소비자가 소비 이슈와 관련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전문가는 이를 신뢰성 있는 정보로 창출한다. 창출된 정보는 또 다른 소비자가 자신이 직면한 소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과 같이 소비 생활에 핵심이 되는 정보는 청년 서포터즈에 의해 카드뉴스와 같은 형태로 공유된다. 즉, 일반 소비자와 전문가, 그리고 청년의 온라인 연대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소비자 포털 WITH은 개발 막바지에 이른 상태다. 현재는 전문가들이 포털의 주요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포털이 더욱 활성화되어 다수의 일반 소비자가 회원으로 유입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 포털 WITH에 온라인 상담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자신이 겪고 있는 소비 문제에 관련한 상담 글을 등록하면 전문가 집단이 이를 연구해 콘텐츠로 제작한 후 또 다른 소비자가 해당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순환이 이루어진다.
 
-(사)소비자와함께의 핵심 활동 중 하나가 청년 육성 프로그램이다. 골목 닥터 서포터즈,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 슈퍼맨을 비롯한 청년 육성 프로그램의 활동 성과와 앞으로의 진행 계획이 궁금하다.
 
청년 육성 프로그램 중 하나인 ‘골목 닥터 서포터즈’는 (기수마다 차이는 존재하지만) 20명에서 40명 사이의 청년들이 골목 상권을 직접 돌아다니며 골목 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프로젝트이다. 실제로 성북구와 이대 인근 등에 위치한 골목 상점의 운영 전략에 대한 제안서를 작성했다. 활동 후반부에 ‘서울시, 골목 경제를 말하다’를 주제로 청년과 대학 교수가 모여 청년 포럼을 진행했고 청년들의 제안서를 서울시에 전달하였다.
 
또한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 슈퍼맨‘은 일상에서 소비자가 직면하기 쉬운 피해 상황을 청년들이 분석해 이러한 상황을 해결할 방안을 이해하기 쉬운 형태의 콘텐츠로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소비자 포털 WITH 안에서 제한되지 않고, 전 세대가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콘텐츠를 확산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다.
 
IT시대를 맞은 소비유형의 변화는 (사)소비자와함께가 중시하는 흐름이다. 따라서 초기에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IT와 소비를 융합한 다양한 이슈에 관해 교육하는 ‘청년 IT 리터러시 스쿨’을 진행했다. 교육을 수료하면 ‘청년 소비자 앰배세더’라는 자격을 부여받아 IT 소비자로서 정보를 확산하는 소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장려했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에 IT 소비자로서 능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추가해 ‘청년 소비자 IT 워치독’이라는 프로젝트로 발전시켰다. 전문가와의 교육을 통해 IT 소비자 이슈에 대한 워치독(감시장치) 으로서의 능력을 배양한 후 포털이나 소셜미디어에서 찾을 수 있는 소비 문제를 일반 소비자에게 알리는 프로젝트다
 
골목 닥터 서포터즈,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 슈퍼맨, 청년 소비자 IT 워치독 등 (사)소비자와함께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청년 육성 프로그램의 청년 참여자들을 ‘소비자와함께 청년위원회(가칭)’이라는 하나의 그룹으로 결집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하고 있다. 소비 정책에 청년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를 하는 등 청년 소비자로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대학생 대외활동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청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예정이다.
 
-(사)소비자와함께는 발족 후 소비 문제의 인식과 정책을 통한 해결을 주제로 정기적인 ‘미래 소비자 포럼’을 주최해왔다. ‘미래 소비자 포럼’의 활동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사)소비자와함께의 전신인 ‘한국소비자미래포럼‘에서부터 미래소비자포럼은 지속하여 왔다. 소비자를 보호하는 효과적인 장치는 정책이다. 적정한 정책 감시가 없다면 좋은 소비 정책이 만들어질 수 없다. 미래 소비자 포럼에서는 기존의 정책이 포함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발견하거나 새로운 정책을 제안하는 등의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회의원, 정책 담당자, 그리고 각 분야 관련 전문가와 문제를 제기한 집단이 모여 포럼을 구성하고 있다. 2018년에는 포럼을 진행하는 횟수를 늘릴 계획이다.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에 관한 포럼을 진행하고 발표한 제안서가 실제로 대통령의 공약에 반영된 사례가 있었다. 비급여 처리가 되는 부분이 늘어나면 정보 비공개로 인해 의료비가 과도하게 청구될 수 있고 소비자의 의료비 부담이 커진다. 의학적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제안했고 어쩔 수 없이 비급여로 유지해야 하는 항목에 대해서는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이러한 제안이 대선 공약으로 발전되었다.
 
-(사)소비자와함께의 목표는 무엇인가.
 
최우선의 목표 중 하나는 청년 소비자 운동의 활성화이다. 이제까지의 소비자 운동은 청년보다는 기성세대에 의해 주도되었다. 그러나 소비 유형의 변화를 이끌고 미래 소비 사회를 주도하는 세대는 바로 청년이기 때문에 청년이 주도하는 국내 소비자 운동이 절실하다. (사)소비자와함께는 청년세대가 미래 지속가능한 소비 시장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기성세대인 전문가가 지원을 하는 형태의 운동을 지향하고 있다.
 
또 하나의 목표는 윤리적 소비 촉진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성화이다. 개인의 윤리적 소비가 모이면 집단적 불매 혹은 구매운동이라는 형태를 띠게 된다. 잘못된 기업 행위에 대항하는 매우 강력한 장치인 셈이다. 이처럼 적극적 형태의 윤리적 소비를 대한민국에 정착시키는 것이 (사)소비자와함께가 꿈꾸는 비전이다. 개인의 윤리적 소비를 집단적 소비자의 힘으로 모아 비윤리적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활성화한 사례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이슈 관련 정보를 일반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다. 현재 소비자 정보 핫 이슈 큐레이션(CHIC)를 통해 일주일에 2회 씩 소비 문제와 관련된 정보를 발신하고 있는데, 정보 공유의 대상을 모든 소비자로 확대하는 것이 주요한 목표다. 천만 소비자가 보는 정보 공유 플랫폼을 목표로 더 많은 기업과 소비자에게 소비자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나누고 싶다.
최소정 KSRN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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