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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우

양대노총 "국토부, 항공승객 안전 방치 문책해야"

'FRMS 보고서' 비공개 비판 목소리…조종사협회·노조도 '격앙'

2018-03-1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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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정부가 국내 항공사 조종사의 피로 데이터가 담긴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노동계가 비판하고 나섰다. 보고서에는 조종사 2명 중 1명 꼴로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데, 승객은 사고위험을 까맣게 모르고 비행기를 탑승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산업안전보건연구소는 13일 "국토교통부의 안일한 대응으로 승객과 조종사의 안전에 위협이 됐다"고 지적했다. 조기홍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 소장은 "보고서는 단순히 조종사의 피로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가 아니라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이 안전한지를 조사한 자료"라며 "졸음운항으로 자칫하면 대형사고까지 이어질 수 있는데 국토부의 판단으로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보고서 결과를 토대로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승객 안전이 사실상 방치됐다"며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은 국토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대 노총은 조종사를 대상으로 한 피로 관련 실태조사가 처음으로 진행된 것에 대해서도 충격적인 반응을 보였다. 보고서에는 국내 항공사 조종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수면다원검사, 수면·각성활동 검사 등이 진행됐다. 피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연구가 진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소장은 "조종사는 고고도에서 근무하면서 운항 중 방사선에 노출된다"며 "건강에 미치는 요인을 다양하게 측정해야 하는데 실태조사가 전무했다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종사협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토부는 올 상반기 항공안전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조종사의 휴식시간(현행 8시간)을 10시간으로 늘리고, 시차에 따라 최대 비행시간을 30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항공승무원의 근무여건과 관련한 규정이 개정되는 만큼 조종사협회, 조종사 노조의 시선이 국토부에 쏠려있는 셈이다. 본지가 입수해 공개한 '한국형 피로관리시스템(FRMS) 구축 연구용역(국토부)' 보고서에 조종사의 피로실태, 주요국 사례가 담겨 있는 만큼 이전보다 대폭 개선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조종사의 공통된 설명이다. 
 
협회 관계자는 "외국과 달리 국내는 조종사의 피로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가 없었다"며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에 맞춰 조종사의 피로를 줄이고, 승객이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는 개선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2016년 12월 파업 집회를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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