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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한국지엠·금호타이어 운명, 노조에 달렸다

금호타이어 노조, 14일 총파업 강행 예정

2018-03-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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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한국지엠과 금호타이어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사태 해결에 있어 노조의 역할이 주목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로간의 이익만을 주장하기 보다는 충분한 대화를 통한 합의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김종호 금호타이어(073240) 회장은 전날 채권단과 갈등 중인 노조의 고공농성장을 찾아 농성 중인 조삼수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지회장을 만났다. 김 회장은 현재 회사가 처한 현실을 설명하고 대화를 통해 함께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또 지난 주말 채권단과 중국 더블스타 차이용선 회장 등을 만나 확인한 사실과 내용을 노조에 전달했다.
 
그는 "더블스타의 구체적인 인수 목적 및 조건과 투자 계획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회사의 독립경영, 3승계(고용보장·노동조합·단체협약) 등에 대한 회사의 핵심 요구사항을 더블스타에 전달했다"며 "이와 관련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지금은 금호타이어가 처한 현실을 노사가 냉철하게 바라보고 대화를 통해 생존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며 "외부 자본 유치와 채권단의 지원이 있어야만 법정관리를 피하고 정상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은 노사가 주어진 현실을 모두 인정한 상태에서 대화를 통해 대안을 찾는 게 가장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오는 30일까지 자구안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하게 되면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졸업한지 4년 만에 다시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되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지난 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영광통 사거리 교통CCTV 작업안전대(총 높이 26m)에서 금호타이어 노조 집행부가 고공 농성(18m 높이 지점)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조는 채권단이 해외매각을 철회하지 않으면 오는 14일 예정된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더블스타로 매각되느니 법정관리(워크아웃)를 택하겠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자구안을 공식 폐기하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해외매각을 반드시 막아내겠다"며 "해외매각으로 우려되는 제2의 GM, 쌍용차 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전면적인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국지엠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완성차업체 중 가장 먼저 지난달 초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에 돌입했지만 한 달 넘게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일 실시한 2018년도 임단협 4차는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다. 사측은 임단협 4차 교섭에서 ▲임금 동결 ▲성과급·격려금 지급 불가 ▲각종 복리후생비 축소 ▲정기승급 시행 유보 ▲탄력적 근로시간제 실시 등을 골자로 하는 교섭안을 제시했다.
 
지난 9일 전북도민 4000여명이 서울 종로구 세종공원에서 '한국지엠(GM) 군산공장 정상화 촉구 범도민 궐기대회'를 갖고 있다. 사진/군산시
 
이에 따라 사측이 제시한 임금 동결과 성과급 지급 불가 등을 노조가 수용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조의 고통 분담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사 대화는 파국이 불가피하고, 정부의 자금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노조는 오는 15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요구안을 확정한 뒤 다음 교섭에서 사측에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노사 갈등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매번 반복되는 갈등은 업체의 부담 증가는 물론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왔다. 서로의 주장을 고수할 게 아니라 합의를 통해 상생하는 길을 모색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미국 GM은 공장을 지을 때 여러가지 기회비용을 따져보고 정하는데 우리나라 공장 철수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노조와의 갈등”이라며 “서로의 주장만 내세우게 되면 2~3년 내에 국내 자동차업계의 위기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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