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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서 사외이사·이사보수 이슈…유화기업들 사정권

회사 유관 인물 사외이사 후보에…보수 적정성 문제도

2018-03-1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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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달 진행 중인 재계의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관련된 안건들의 가결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일부 기업은 전직 관료나 해당 기업과 직간접적 관련이 있는 인물을 이사·감사로 선임하는 안건, 절차와 기준 등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은 이사보수 한도 안건 등에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주총 진행과정에서 제동이 걸리거나 진통이 예상된다.
 
14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오는 21일 주총을 여는 OCI의 12개 의결안건 중 이우현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등 5개 안건에 대해 반대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반대 안건들은 이사 선임 2건, 감사위원 선임과 정관변경, 이사보수 한도 승인 각 1건씩이다. 연구소는 OCI에 대해 "이우현 후보는 2011년 내부정보를 이용한 OCI 주식거래로 징역1년6월과 집행유예 2년, 벌금 10억원을 선고받은 바 있어 금고형 이상의 형을 받은 자에 대한 이사 재선임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자료/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소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2016년부터 주요 기업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찬성·반대를 권고하고 있다. 올해는 오는 20일 주총을 여는 SK이노베이션과 롯데케미칼(19일), LS산전(20일), 현대제철·세아베스틸(16일) 등의 의안 중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해치는 이사·감사 선임과 이사보수 한도 승인, 정관변경 등에 반대를 피력했다.
 
연구소는 앞서 SK이노베이션에 대해 김정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의 사외이사 선임과 이사보수 한도 승인 건에 반대의견을 냈다. 재계는 관료 출신의 사외이사 영입이 "직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업 경영전략 수립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지만 연구소는 "김 후보가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의 고문으로 재직 중인데, 태평양은 최태원 회장의 항소심 변호와 국정농단 청문회를 도운 일이 있다"며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또 이사보수 한도에 대해서는 "이사들에 지급하는 보수의 기준과 산정 절차 등을 주총 전 공지하지 않아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롯데케미칼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에서 김철수 전 부산세관장 등 3명의 사외이사 재선임을 반대했다. 신동빈 회장이 법정구속 됐음에도 이사회가 신 회장을 해임하지 않는 등 사외이사 임무를 방기했다는 것이다. LS산전과 현대제철, 세아베스틸 역시 동일 안건에서 반대를 권고했다.
 
이처럼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자문사 등의 입장 표명은 외국인 투자자와 소액주주 등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스튜어드십코드 등 주주 동의가 형성되면 소액주주 반대 의견은 더욱 힘을 얻게 된다. 주총에서 이사회가 올린 안건이 가결되려면 출석주주 지분의 과반수가 찬성하고, 이는 발행 주식총수 4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최대주주인 (주)SK와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은 33.42%라 안건 방어에 불리한 편이다. 롯데케미칼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53.54%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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