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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시장, 투자·원료확보 총력…치킨게임 우려

중국산 배터리, 해외 진출…원료확보차 코발트 사재기

2018-03-1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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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전기자동차 보급확대 전망에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배터리업계 경쟁이 치열하다. 중국은 자국시장 내 물량을 바탕으로 글로벌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국내 업계도 유럽시장 공략과 공장증설, 원료확보 등을 통해 바짝 쫓는 양상이다. 하지만 투자와 원료확보를 위한 자본경쟁이 심화돼 출혈경쟁 우려도 나온다.
 
15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의 전기차 배터리업체인 CATL은 지난해 글로벌시장에서 12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를 판매하면서 기존 1위였던 일본의 파나소닉(10GWh)을 앞섰다. CATL은 원래 지리자동차 등 자국 자동차회사 위주로 배터리를 공급했는데,  최근에는 폭스바겐과 BMW 등 유럽 완성차업체에도 장비를 납품하며 급속히 몸집을 키웠다. CATL은 원료확보를 위해 코발트 사재기에 나서며 시장 주도권 잡기에 혈안이다. 뒤질세라 파나소닉은 지난 13일 중국 다롄에 배터리공장을 짓고 양산을 시작했다. 파나소닉은 미국과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주요거점에 모두 공급망을 갖추게 됐다.
 
이웃나라 일만은 아니다. 국내 업계도 글로벌 배터리시장 제패를 위한 움직임에 분주하다. 주요시장인 유럽 공략을 위해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폴란드와 헝가리에 공장을 확보했고, SK이노베이션은 최근 헝가리에서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또 LG화학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1조원대의 연구개발 투자계획을 내놓고 상당액을 배터리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삼성SDI은 지난 2016년에 장래 5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SK이노베이션 역시 1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안정적 원료확보에도 경쟁이 치열하다. LG화학은 박진수 부회장이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코발트를 덜 쓰는 과정을 연구하거나 체계적 메탈 확보방안을 짤 계획"이라며 "기업 간 협업과 조인트벤처 등을 통해 원료확보를 위한 장기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LG화학은 양극재 배터리의 원료인 황산니켈 확보를 위해 10억원을 들여 켐코(고려아연 자회사) 지분 10% 확보한 바 있다. 삼성SDI는 최근 포스코와 함께 리튬 생산국인 칠레에 575억원을 투자해 배터리공장을 짓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호주 광산회사인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와 황산코발트·황산니켈 공급 계약을 맺었다.
 
국내외 배터리업계의 경쟁은 전기차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 덕분이다. 세계 최대의 완성차업체인 폭스바겐이 2025년 연 300만대의 전기차 생산 로드맵을 밝히는 등 앞으로 이 분야에서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스마트폰과 태양광산업의 사례처럼 신성장시장에서의 글로벌 패권을 잡느냐에 따라 기업의 명운이 엇갈린다.
 
하지만 경쟁심화 우려가 크다. 일단 전기차 보급시점이 늦게 도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3일 열린 한국자동차공학회 발표회에서 전문가들은 "2030년에도 내연기관 자동차 비중은 80% 이상일 것"이라며 "7~8년 전에도 시장에서는 친환경차의 비약적인 확대를 예상했으나 현재까지 전망이 어긋났다"고 주장했다. 업계가 비용지출에 반해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현재 국내 배터리업계 지형도는 LG화학과 삼성SDI가 선전하고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추격하는 2강 1약 구도다. 5~6년 전부터 배터리에 투자를 진행한 LG화학과 삼성SDI과 달리 SK이노베이션은 공급량과 수율 등에서 약세다. 그럼에도 LG화학은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냈고, 삼성SDI는 올해도 실적 전망이 엇갈린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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