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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주총데이 앞둔 금융권 CEO '좌불안석'

'채용비리' KB·하나, 사정당국 검사 중…연임 이슈 등 처리 관건

2018-03-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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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오는 22일과 23일 대형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잇따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가운데 채용비리 의혹에 휩싸인 금융지주사 수장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2일 신한지주(055550)(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3일 KB금융(105560)지주, 하나금융지주(086790), 우리은행(000030) 등 대형 금융사들이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곳은 KB금융과 하나금융이다. 이들 금융사 모두 최근 확산되고 있는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 대한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들 CEO 모두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사정당국의 검사를 받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하나금융 사장 재직 시절과 관련한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금감원의 특별검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 측은 우선 문제가 되는 2013년 채용건에 대해 검사하고 있지만 필요에 따라 검사 대상 시기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질 경우 책임론이 더 거세질 수 있다.
 
KB금융의 경우 작년 12월 금감원 검사로 밝혀진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고강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 채용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지난달 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지난 6일엔 부정 채용에 관여하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인사팀장을 구속했으며, 지난 14일과 15일에는 이틀 연속 윤 회장을 비롯한 채용비리 관련자들의 자택에도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중요한 사안들을 정기주총에서 처리해야 한다. 하나금융의 경우 김정태 회장의 3연임 여부가 이날 주총에서 확정되기 때문에 최근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는 상황 속에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 지가 관심사다.
 
현재 하나은행 노동조합(금융산업노동조합 KEB하나은행지부)과 하나카드 노조(사무금융서비스노조 하나외환카드지부)로 구성된 하나금융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가 김 회장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하나금융의 실적 상승을 이유로 김 회장 3연임 찬성을 권고한 점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김 회장에 대한 의혹 가운데 하나인 아이카이스트 특혜 대출건은 금감원 조사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가 차기 회장 후보 선정 구조상의 부적절성, 김 회장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의혹 등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KB금융의 경우 오는 주총에서 노조 측의 주주 제안 안건들을 처리해야 한다. 현재 국민은행 노조(금융산업노조 국민은행지부)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사외이사로만 구성하는 안건과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제안한 바 있다. ISS는 이 중 사추위 안건에 대해서는 찬성을 권고했지만 권 교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상장사 이사회 활동 경험이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의 경우 3연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채용비리와 관련한 여론이 예전보다 악화됐고 압박도 심해지고 있어 주총 이후에도 불안한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 같다"며 "KB금융과 하나금융 모두 채용비리 의혹 리스크 해소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각사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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