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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찬

'소확행' 트렌드 가전으로…소규모가구 타깃 소형가전 '봇물'

1인가구 핵심 소비층 부상…세탁기 등 백색가전도 소형으로

2018-03-18 09:00

조회수 : 6,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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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1.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안모씨는 D사 헤어드라이기의 열혈팬이다. 이 제품은 시중에 파는 저가형 제품보다 최대 20배 이상 비싸다. 안씨는 처음에는 제품 구입을 망설였지만 구입 후 만족하면서 쓰고 있다. 안씨는 "처음에는 50만원 가까운 헤어드라이기가 뭐가 필요하고, 좋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모발 손상이 줄어 지금은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2. 인천 송도에 사는 장모씨는 청소기 2대를 사용 중이다. 한 대는 무선 청소기, 다른 한 대는 세컨드 청소기로 소형 로봇청소기를 구입했다. 50만원 가까운 돈을 지불하고 로봇청소기를 구입했지만 외출할 때 스스로 실내 청소를 해주는 등 일손을 덜어주는 로봇청소기 덕분에 만족도가 높다.
 
일상에서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이른바 '소확행'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가전업계도 소규모 가구의 만족과 편의를 도모하는 소형가전 제품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 기업 트렌드모니터가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기준 61.8%가 소형가전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해 2014년 대비 15%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 내 보유하고 있는 소형제품으로는 선풍기·청소기·밥솥·믹서기·토스터기·냉장고·커피메이커 등의 순으로 많았다. 소형 가전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71.6%가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특히 특히 1~2인가구(1인가구 83%, 2인가구 83.5%) 중심으로 소형가전 선호도가 높았다.
 
웅진렌탈이 최근 1인가구를 타깃으로 출시한 미니 정수기. 사진 제공=웅진렌탈
 
이같은 변화에 발맞춰 가전업계는 1인가구 등 소규모 가구 니즈에 맞는 다양한 소형가전 제품을 출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렌털시장에 재진출한 웅진렌탈은 소형가구를 타깃으로 한 미니 정수기를 선보였다. 직수형 실속 정수기는 1~2인가구를 대상으로 한 제품이다. 기존 정수기보다 월등히 작은 크기로 슬림한 디자인에 실용성을 높였다. 무전원 방식으로 전기가 없어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공간의 제약이 적다. 물 사용량이 적은 1~2인 가구 특성에 맞춰 사용량에 따라 금액을 할인해 준다. 월 60리터 이하 사용 고객에게는 월 3000원의 금액을 할인해주며 120리터까지 차등해 할인이 적용된다.
 
지난 1월 가정용 세탁기 시장에 진출은 대유위니아는 1~2가구를 위한 미니 세탁기를 선보였다. '3kg 드럼 세탁기'는 아기 옷이나 속옷 등 소량의 빨래를 분리 세탁할 수 있으며 '고온 삶음' 기능이 있다. '3.5kg 일반 세탁기'는 적은 세탁물을 자주 세탁하는 2030세대와 분리 세탁을 자주하는 가정을 타깃으로 출시됐다. 지난달 대유그룹에 인수된 대우전자는 틈새시장 공략으로 미니가전을 출시해왔다.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가 대표 제품으로 누적 25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3kg 소용량에 벽걸이 방식으로 공간 활용을 극대화해했다.
 
스메그 반죽기. 사진 제공=스메그
 
소형가전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도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다. 이탈리아 가전 브랜드 스메그는 소형가전 시리즈로 '50년대 레트로 스타일' 콘셉트의 반죽기, 블렌더, 전기포트, 토스터, 착즙기, 커피머신, 토스터기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올해 핸드블렌더와 소형 냉장고를 새로 출시할 계획이다. 필수가전으로 보기 어려운 와인셀러의 경우에는 LG전자가 작은 크기로 제품을 출시 중이다. 와인을 선호하는 소형가구를 타깃으로 10병 미만의 와인을 보관할 수 있는 크기로 제작됐다.
 
가전업계가 소규모 가구를 타깃으로 소형가전을 활발히 출시하는 것은 시장성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인가구 소비지출 규모는 2010년 60조원에서 2020년 1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30년에는 1인가구 예상 소비지출 규모는 194조원으로 4인가구 소비지출규모(178조원)를 앞지르게 될 전망이다. 5년마다 발표되는 인구주택총조사를 보면 2015년 1인가구는 전체의 27.2%이고, 2인가구를 합치면 50%가 넘는다. 1인가구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가구가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한 것이다.
 
일상의 편리함을 제공하며 '소확행'을 보장하는 소형가전 제품 출시는 향후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8일 가전업계 관계자는 "1인가구 등 소형가구가 새로운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이를 겨냥한 소형가전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에도 소형가전 제품 출시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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