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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SM상선 "세계 3위 코스코와 포괄 협력"

업계,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촉각…선복량 차 커 실효성은 의문

2018-03-2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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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SM상선이 글로벌 3위 해운사 코스코와 협력을 확대한다. 아시아 지역을 시작으로 미주·구주 항로에서도 손을 맞잡겠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근해에서 체력을 키우고,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해운사, 원양 선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 한국 해운 재건을 위한 정부의 지원 정책 발표에 앞서 자금 지원에 정당성을 부여할 목적으로 구두계약 내용을 공개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SM상선은 20일 김칠봉 사장이 중국 상하이 코스코 본사를 찾아 왕화이민 코스코 컨테이너 라인 사장과 황샤오원 코스코 해운담당 부총재를 각각 면담했다고 밝혔다. SM상선과 코스코는 아시아 역내 항로에서 실무자 간 협의를 갖고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국의 최대 해운사 코스코는 지난 2016년 차이나쉬핑과 합병한 데 이어 지난해 OOCL까지 흡수 합병하며 글로벌 3위 해운사로 도약했다. 선복량(화물적재량)은 260만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에 달한다. 코스코는 프랑스 CMA-CGM과 대만 에버그린 등과 글로벌 해운동맹 중 하나인 '오션 얼라이언스'를 구성하고 있다.
 
지난 15일 김칠봉(왼쪽에서 세 번째) SM상선 사장은 중국 상하이 코스코(COSCO) 본사를 찾아 왕화이민(오른쪽에서 두 번째)코스코 컨테이너 라인 사장과 면담을 가졌다. 사진/SM상선
 
황샤오원 부총재는 김 사장과 만나 "선복량 규모 면에서는 양사가 격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협력 관계를 규정하는 중요한 잣대는 아니다"라며 "PIL(싱가포르 선사)과 완하이(대만) 등 다른 해운사들과 돈독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SM상선과도 협력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M상선 관계자는 "SM상선과 코스코의 만남은 포괄적 협력의 초석을 다진 기회가 됐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미주를 포함한 원양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SM상선과 코스코 간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긴 어렵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SM상선 선복량이 5만TEU를 밑돌고 있는 만큼, 코스코가 SM상선과 선복을 교환하거나 공유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중장기 목표 역시 코스코가 원양 항로 등에서 SM상선과 협력하기 위해서는 해운동맹을 맺고 있는 CMA CGM, 에버그린 등과 합의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산업연구실장은 "특정 국가와의 항로에서 협력 정도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미주나 구주 등 원양 항로에서의 협력은 어렵다고 본다"며 "선복량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나기 때문에 코스코가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SM상선이 아시아 지역에서 체력을 키워 미주나 구주 등 원양 항로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맞물려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인 정부의 '한국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도 이목이 쏠린다. 정부는 한진해운 사태 이후 몰락한 한국 해운산업 재건을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컨테이너 선복량 100만TEU 확보 등 세계 5위 해운국 도약이 목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해운산업 재건 정책이 현대상선의 선복량 확대에 집중돼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현대상선의 선복량 확대가 한국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SM상선과 근해 선사들에 대한 지원도 배제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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