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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yong@etomato.com

금융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
(백브리핑)위원회 공화국

2018-04-0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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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5일)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브리핑 자료가 나왔다. 긴 이름만큼이나 무게가 있는 곳이다. 그러나 발표내용에는 핵심이 없고, 소관부처는 행방불명이다. 해당 위원회에서 보도자료가 나오면 각부처 담당기자들은 어느 부처가 담당하는지 알아보기 바쁘다. 이들 기구가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범부처 성격을 띄고 있어서다.


자료 발표를 어디서 하냐는 질문을 받는 공무원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기재부 장관이 회의를 주재하기는 하는데, 브리핑은 아마 산자부에서 할거다" "금융위도 내용은 들어가 있으니 금융위가 말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는 말이 오가다가 끝나버린다.


4차산업위는 이름이 말해주듯이 4차산업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설치된 대통령 직속 기구다. 요즘은 논의 안건 가운데 '드론' 산업 활성화가 화두란다. 재미있는 얘기이긴 한데, 헛다리 짚고 있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4차 회의가 진행되는 현재까지 수백만명의 투자자가 궁금해하는 가상화폐 내용은 빠져있다.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는 같은 날 '조선산업발전전략'이라는 큰 그림을 내놓았다. 대우조선과 성동조선 STX조선 등 내로라하는 조선사들이 쓰러지는 판국에, 2020년까지 일자리 3천개를 만들겠다는 허무맹랑한 내용이 담겼다. 또 기승전'일자리'다. 관계장관회의는 박근혜정부때 밀실회의라고 지적받은 청와대 '서별관회의'가 없어지고 생긴 회의체다.


위원회와 회의체는 그만큼 밀실 담합을 없애고, 민주적으로 정책 논의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여러 관계부처를 섞어놓으면서, 실무자들은 넘쳐나는데 '뜨거운 감자'를 쥐려는 주무부처는 없다. 이부처 저부처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그림 좋은 얘기만 반복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세월호 사고가 터진 날 대통령이 잠적했던, 이전 정부와 차별화를 두는 것은 좋다. 그래도 책임자를 적재적소에 놓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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