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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못 맡는 후각장애 환자, 최근 5년간 40% 늘어

환경오염·인구고령화 주원인…원인질환 치료로도 개선가능

2018-04-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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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후각 장애는 여러 원인으로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아예 맡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비염과 축농증 같은 코질환이나 오래된 감기, 머리 손상으로 후각세포나 신경이 손상되는 것이 주원인이다. 최근에는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오염이 갈수록 심화되고, 인구 고령화, 교통사고 증가 등의 이유로 환자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따르면 후각 및 미각 장애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지난 2013년 2만6083명에서 지난해 3만6603명으로 최근 5년간 40%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각 장애는 냄새를 실제와 다르게 느끼는 이상후각, 냄새의 정도가 약하면 느끼지 못하는 후각저하, 냄새를 전혀 맡지 못하는 후각소실로 나뉜다. 후각장애 환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증상이 있어도 진료를 받지 않는 환자 및 후각 장애를 자각하지 못하는 환자를 고려할 때, 실제 국내 유병률은 이보다 높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단면조사에서는 후각장애를 호소한 인구는 10%인 반면, 후각검사 시 이보다 많은 14%에서 후각 장애가 있음이 밝혀졌다.
 
후각세포는 재생능력을 가진 유일한 신경세포다. 후각신경 손상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조기 치료를 통해 그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후각 장애는 원인에 따라 치료와 예후가 달라지기 때문에 우선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흔한 원인은 비염, 축농증, 코의 물혹과 같은 코질환이며 감기 후유증과 머리손상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후각 장애는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단순히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것도 불편하지만, 음식을 맛있게 먹기도 힘들다. 음식의 풍미란 단순히 혀로 느끼는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의 범주를 넘어서 냄새, 질감, 온도 등이 조합될 때 비로소 온전히 느낄 수 있다. 후각 장애가 지속되면 이러한 음식의 풍미를 누릴 수 없게 되고, 음식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울증에 빠지거나, 음식 섭취 부족으로 영양결핍 또는 체중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
 
후각 장애의 또 다른 문제는 위험상황 인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상한 음식, 연기, 가스 등의 냄새를 맡지 못해 위험상황에 대한 판단을 더디게 한다. 최인화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클리닉 교수는 "비염, 부비동염, 코의 물혹, 감기 등과 같은 명확한 원인질환이 있다면 한약복약과 침치료, 향기치료 등을 통해 질환을 치료한다"며 "이로써 비강 내 점막 기능을 강화해 후각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코에서 악취를 느끼는 후각이상의 경우 위축성 비염 등의 원인질환을 찾아 치료하고, 증상에 따라 곽향, 석창포 등 약재를 가미한 한약을 사용해 증상을 다스린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후각 장애의 경우에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은데, 심폐 기능 회복을 도와주는 한약을 복용하게 된다. 이때 인삼양영탕, 도적산 등이 활용되고 약물로는 백복신, 원지, 산조인, 석창포 등이 더해진다.
 
코 주위 혈의 침 치료 역시 후각 기능 회복을 도울 수 있다. 실제 코 주위 침 치료가 후각기능의 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사례보고도 찾아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후각 재활을 위해 레몬, 정향, 식초 등 다양한 생활 속의 향기들을 활용해 후각을 자극해 주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후각세포나 신경이 손상되는 것이 주원인인 후각장애는 최근들어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오염이 갈수록 심화되고, 인구의 고령화, 교통사고 증가 등의 이유로 환자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한 어린이가 봄철 꽃향기를 맡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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