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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지

'물벼락 갑질' 조현민, 한화 김동선 수순 밟을까

단순폭행·모욕죄는 반의사 불벌…피해자가 용서하면 처벌 안 받아

2018-04-1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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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선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법적 처벌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 전무는 지난달 16일 A광고업체의 팀장 얼굴에 물을 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단순히 물을 뿌린 것인지 컵을 던진 것인지에 따라 적용 혐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컵을 바닥에 던졌는지 피해자를 향해 던졌는지도 따져볼 부분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일단 물을 뿌렸다면 폭행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또 여러 명이 같이 있던 회의 도중 동작 등으로 피해자를 경멸한 행위가 인정된다면 모욕죄가 성립한다. 폭행과 모욕죄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해 조 전무의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명시적인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이 힘들다. 
 
법무법인 혜의 황다연 변호사는 "단순폭행이나 모욕죄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경미해 피해자 측이 고소를 원하지 않고 선처의 뜻을 내비치면 처벌할 수 없다"며 "이번 경우에도 반의사불벌죄에 대비해 협상과 같은 물밑작업이 들어갔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갑질로 사회적 비난을 받았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씨가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었던 것도 피해자들의 처벌불원 의사 때문이었다. 김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변호사들은 사건이 불거지고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다.
 
변호사들은 피해자 조사에서 "김씨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했고, 폭행, 협박 혐의를 적용하려고 했던 경찰은 이에 따라 '공소권 없음' 처분 했다.
 
그러나 특수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돼야 하겠지만, 조 전무가 피해자를 향해 한 동작과 도구에 따라 적용혐의가 달라진다. 처음 제기된 의혹에 따르면 조 전무는 피해자를 향해 음료수 병을 던졌다고 한다. 대한항공 측은 물이 든 컵이라고 해명했다.
 
음료수 병은 특수폭행죄가 적용되는 위험한 물건이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금속 잔 등도 가해자의 인식과 피해 가능성에 따라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다. 물이 든 컵도 유리나 무거운 금속 등이라면 위험한 물건이라는 것이 전문가들 설명이다. 
 
조 전무의 행위도 문제된다. 피해자 머리나 얼굴 등을 겨냥해 물건을 던졌다면 특수폭행죄 성립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의식적으로 피해자가 맞지 않도록 바닥을 향해 던졌다면, 조 전무 측에서는 특수폭행죄 성립 가능성을 부정하기가 어렵지 않다. 
 
앞서 김진숙 민중당 서울시장 후보 등은 지난 13일 조 전무를 특수폭행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형사3부(부장 이진동)에 배당했던 이 사건을 이날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송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지난달 16일 한 광고회사 직원에게 물벼락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 조사가 이뤄졌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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