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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카드사, 수익성 악화에 해외송금 시장 잇따라 진출

KB국민카드·현대카드 최근 관련 서비스 개시…수수료 인하 등 수익성 악화 영향

2018-04-1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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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카드업계가 해외송금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이어 오는 7월에 추가 인하가 추진되면서 신사업 발굴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전용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에 해외송금 서비스를 추가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글로벌 핀테크 기업인 커렌시클라우드와 해외송금 업무협약을 맺고 관련 서비스를 개발해왔다.
 
자사 회원 전용인 이 서비스는 해외송금 수수료는 3000원으로 책정해 기존 수수료의 절반 이하로 줄였다. 일반적으로 해외송금에는 송금수수료 외에도 전신료, 중개수수료 등 부대 비용이 포함돼 5000원~3만원가량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송금 소요시간도 줄였다. 현대카드의 송금 소요시간은 1~3일으로, 최대 5일까지 기간이 필요한 기존 송금보다 시간을 단축했다. 고객은 건당 최대 미화 3000달러, 연 최대 2만달러까지 송금 가능하며, 현재는 송금에 미국 달러를 포함해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까지 3가지 통화를 사용해 21개국에 돈을 보낼 수 있다.
 
KB국민카드도 지난해 말 해외송금이 'KB유니온페이카드송금서비스'를 출시했다. KB국민카드는 해당 서비스를 국민은행과 유니온페이 등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 카드는 간편하고 빠르게 위안화 또는 미달러화를 해외로 송금할 수 있다. 특히, 수취인이 단 몇 분 만에 현금을 바로 찾을 수 있다. 수취인 이름과 카드번호만 있으면 송금이 가능해 복잡한 서류작성이 어려운 외국인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중계은행수수료 없이 송금액의 1%만 수수료가 발생해 소액송금 시에는 기존 대비 송금수수료가 저렴하다.
 
송금이 가능한 국가는 중국과 필리핀이며, 영업점 창구를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하다. 개인과 기업 고객도 이용이 가능하며, 건당 미화 3000달러 상당액까지 송금 할 수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앞다퉈 신사업에 뛰어드는 데는 최근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부터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사업자와 5억원 이하 중소사업자에 적용되는 가맹점 우대수수료를 각각 0.8%와 1.3%로 낮췄다.
 
카드사들의 대표적인 수익원이 가맹점 수수료는 최근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평균 가맹점 수수료는 2012년 2.27%에서 2014년 2.10%, 지난해 상반기에는 1.89%로 내려갔다. 카드사가 지난해 상반기 가맹점에서 받은 수수료 1.89% 가운데 절반에서 80% 가량인 1~1.5%는 카드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할인 혜택과 포인트 등 마케팅 비용으로 쓰인다.
 
마케팅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0.44~0.89% 가운데 0.4~0.5%는 카드 결제를 중개하는 밴사에게 지급하는 밴수수료로 빠져나간다. 결국 카드사가 받는 평균 1.89%의 수수료로는 마케팅 비용과 밴수수료만 빼도 적자거나 기껏 0.4%가 남는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도 카드업계 영업실적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잠정)은 1조2268억원으로 1년 전(1조8132억원)보다 32.3% 감소했다. 이는 카드대란(2003~2004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2005년(3423억원) 실적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수료 인하에 이어 올해에도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가 예정돼 있어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핀테크를 활용한 다양한 기술개발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카드업계에 팽배하게 자리잡고 있는 만큼, 해외송금 등 신사업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업계가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해외송금서비스 등 신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KB국민카드가 국민은행, 유니온페이와 공동으로 개발한 'KB유니온페이카드송금서비스'. 사진/국민은행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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